
판도라 언박싱
KPC 야스라오카 하코베 PC 타카스기 유즈루
그를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당신만이 그러한 연락을 받았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질 좋은 종이로 이루어진 편지 봉투와 편지지.
편지에는, 병에 걸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과,
보금자리로 절벽 위의 저택을 택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주소지를 살펴보면, 당신이 머무는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바닷가 마을입니다.
산만한 커브 길로 이루어진 길 위를 지나, 차로 이동할 수 없는 오솔길을 걸어서,
시간은 벌써 오후 여덟 시, 해가 저물기 직전입니다.
운동장 크기의 갈대밭 위에 삼 층짜리 건물이 하나 서 있고, 그 뒤는 해안선입니다.
재산을 정리하였다더니 이런 저택을 매수한 걸까요?
보아하니 마중을 나오진 않은 모양입니다. 직접 갈대밭을 헤치고 가는 수밖에 없겠네요.
타카스기 유즈루:(직접 헤쳐 들어가야 하는 갈대밭을 보고 한숨 쉰다. 손 대고 싶지 않았다. 어째서 온 거지. 어렴풋이 남아있던 학창시절의 기억 때문이라기엔, .... ....)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본다)
정원이라고는 칭하기 어려운 갈대밭을 헤쳐, 앞으로 나아갑니다.
현관문 앞. 붉은 벽돌로 세워진 저택은 담쟁이 덩굴로 뒤덮이고,
적어도 삼 년 정도는, 관리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물씬 풍깁니다.
초인종을 눌러봐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걸 보니 고장난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외딴 저택까지 찾아오는 사람은, 아마 당신 뿐이겠지요.
타카스기 유즈루:(거미줄 쳐진 곳을 피해가며 똑똑 손으로 노크해본다.)
타카스기 유즈루:... .... (빈집인거아님?)
(문 열고 들어간다. 불러봤자 듣지 못할 수도 있다 생각해 우선 조용히...)
문고리를 당기면, 어둠에 잠긴 긴 복도가 나타납니다.
복도 너머에서,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들려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복도 너머까지 쭉 걸어가봄)
암막 커튼으로 가려둔 창문에서 석양이 새어 나옵니다.
홀에 도착하면, 하코베가 벽난로 앞 소파에 앉아있습니다.
한 켠에는 레코드 플레이어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병에 걸렸다더니, 사실이냐? (우뚝 서있음..)
야스라오카 하코베:사실이야. 앉겠니? 계속 서 있을 수는 없겠고... 먼 길을 달려왔잖아. 피곤할 거 같구나.
타카스기 유즈루:..음, 그래. (소파의 빈 자리 아무데나 앉는다.) ..요양 중이라는 건 알겠다만, 치료는 받은 건가?
야스라오카 하코베:마지막 진료에서 주치의가 참으로 유감이라고 하더라고. 그 이후로는 돌려보냈단다. (네 앞에 차와 다과를 밀어준다. 제 몫의 차를 한 입 마시고는.) 와줄 줄은 몰랐는데.
타카스기 유즈루:...그러냐. (네가 권한 것들에 손 대려다 말았다.) 불러놓고 그렇게 말하는 것도 웃기군. (한숨..) 나를 이렇게 따로 부른 이유가 있나? 내 도움이 필요하다든가.
야스라오카 하코베:안 먹을 거니? 온다고 해서 준비했는데. 도움보다는... ...그냥, 심심해서 불렀어. 보다싶이 여긴 너무 적막하거든. 그래서... 그냥 네 생각이 났단다. 그래서 초대했어. 실제로 네가 와주었잖니?
타카스기 유즈루:.... ... (네 말에 어정쩡하게 찻잔을 들고는 한참이나 살피다가 인상 찡그리곤 겨우 한 모금 마신다.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거라면, ... (굳이 이런 저택을 선택한 이유도 없지 않나. 궁금했지만..) ... ...난 입재간에 재주가 없다. 널 즐겁게 해주기엔 모자란데.
야스라오카 하코베:(괜찮다는 듯이 가볍게 웃으며 등받이에 기댄다. 타들어가는 장작을 본다.) 이렇게 나약한 모습 여러 사람에게 보이는 것도 조금 그러니까. 너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어. 너야말로 이런 곳은 재밌지 않을텐데. 괜찮겠니?
타카스기 유즈루:(정말로 괜찮나? 우리 사이가 좋은 쪽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누군가를 관찰하듯 주시하는 못된 버릇은 성숙해짐에 따라 버려가고 있었지만, 과거의 기억이 사라지진 않았을 테다. 실제로 바라보는 시선은 묘하게..
저를 싫어하는 감정이 담기지 않았던가.) 오래 있을 것도 아니니 상관 없어. 그나저나 진짜 나로 충분한 거냐? 싫어하지 않았나?
야스라오카 하코베:내가 너를? 어렸을 때의 감정에는 휘둘리지 않아. 고통으로 인해 생긴 예민함을 누군가가 바라보는게 싫었을 뿐이지 딱히 너 자체를 싫어한 건 아니란다. 꽤 시간이 지났는데... 그런 것도 기억하고 있었니? (잠시 말을 멈춘다. 느리게 눈을 깜박인다.) 넌 내가 싫니?
타카스기 유즈루:... ... (탐탁치 않은 표정이다.) 네가 편지에 써둔 내용 때문에 당연히 기억이 났다. (불운은 연속으로 덮치는 걸까, 타인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상당히 무례하지만. 질문으로 인해 상념에서 깬다.) 아니. 싫어한 적 없어, 야스라오카. 단지 궁금했을 뿐이다. ...부족하지만 말상대는 되어주마.
야스라오카 하코베:(느린 웃음소리가 들린다. 음악에 맞춘듯이. 싫어한 적은 없다. 죄악감 같은 것을 느낀다.) 부족하진 않으니 걱정하지 마렴. 넌 여전히 궁금증이 많구나. 알리기 싫지만 있는 그대로를 적어낸 보람은 있구나. ... ...
자그마하게 그의 숨소리가 들립니다. 느린 음악과, 희미한 목소리.....
대화가 저물어갈 즈음,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합니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졸음이 쏟아지네요. 먼 길이었지요. 피로가 쌓인 걸까요?
야스라오카 하코베:(고개를 든다. 창문을 바라본다.) 비 냄새가 나는 구나. 조만간 큰 비가 올 거야.
타카스기 유즈루:.... (보람이라니. 그런데 왜 이렇게 졸리지..?) ...비가 오기 전에 돌아가야겠어. ...
야스라오카 하코베:너무 서두를 필요도 없지 않겠니. (고개를 돌려 너를 본다. 조금 눈이 크게 뜨인다.) ... ...타카스기 너 졸리니?
타카스기 유즈루:서두르긴. ... ...조금 피곤한 것 같다. (낯선 곳에서 눈 붙이기 싫어 애써 버텨본다. 고개를 이리저리 흔든다.) 지금 몇 시지?
야스라오카 하코베:지금 좀... ...늦었을 거란다. 저택이 한참 먼 곳에 있긴 해. (잠시 고민하는 투다. 이내 입을 연다.) 2층에, 손님용 방을 비워두긴 했단다. 좀 쉬고 가겠니?
타카스기 유즈루:.................................. (하) 그래야겠어. (느적느적 일어났다.) 도착하자마자 쉬러 간다니 예의가 아니군. 미안하다. ...
야스라오카 하코베:괜찮아. 먼길을 와줬으니까. ... 부축해주니? 너 좀 많이 불안해 보여.
타카스기 유즈루:아냐, 아무리 그래도 너한테 부축을 받긴 좀... .... (작은하코베) (졸음을 이겨내보려 힘내며 걸음을 옮긴다.) 안내만 좀 부탁한다.
야스라오카 하코베:(하참나)(근데 자기도 부축할 자신은 없는지 앞장 서서 천천히 안내를 한다. 고민하는 듯 하더니 네 손 끝을 가볍게 잡아 이끈다.)
타카스기 유즈루:(타인과의 접촉에 몸을 움찔였지만 졸음에 포기한 듯 이끌려 걷는다.)
고개가 힘없이 기우는 걸 꿋꿋하게 참으며 이끌려갑니다.
비 냄새, 혹은 바다 냄새. 그러고 보니 갈대밭 너머에 해안선이 있었죠.
그의 손에 이끌려 휘청거리며 계단을 오릅니다. 음악 소리가 멀어집니다.
이 층 복도의 가장 마지막 방문을 열고, 적색 벨벳 커튼이 둘린 캐노피 침대 위에 쓰러지듯 눕습니다.
몸을 일으키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 졸음이 쏟아지고,
그의 이름을 한 번 떠올리면, 암전이 찾아옵니다.
비스듬히 열린 창문 틈으로 흔들리는 파도와 바람 소리.
타카스기 유즈루:듣기기준치: | 80/40/16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
타카스기 유즈루:듣기기준치: | 80/40/16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방문이 열리고 다시 닫힙니다. 당신이 있는 방인가요?
혹은 아래층? 온몸을 잠식하는 꿈이 다시 깊어져 알기 어렵습니다.
고요한 저택. 하지만 귀를 기울이면 그 아래 수많은 소음들이.....
익숙하지 않은 쿠션의 질감. 코끝에서 감도는 희미한 먼지 냄새.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둘러보면, 손님용이라는 말이 물색하게 사용감이 없는 가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어수선해보이기도 하네요. 깔끔하게 청소하긴 무리였던 걸까요?
타카스기 유즈루:.................................
(일어나자마자 어수선한거 착착 정리함)
타카스기 유즈루:(일단 일어난 침대자리부터 샥샥정리한다) 아침까지 자버렸군........
침구들은 낡아빠졌으나. 최근에 세탁한 티가 납니다.
타카스기 유즈루: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ㅋ)
(ㅅㅂ)
타카스기 유즈루:(뭐없냐? 침대보착착정리하고밑에도살폈음)
타카스기 유즈루:(편지를 조심히 꺼내본다. 근데내가봐도되는건가)
편지를 주워들었습니다. 상단에 쓰인 날짜는 10년 전의 5월 15일.
보내는 사람은 퓌라, 받는 사람은 데우칼리온.
편지를 읽어보면, 평범한 생일 파티 초대장이네요.
타카스기 유즈루:... (별 거 아니라 치부하며 협탁에 두면서 함께 정리함)
협탁 위엔 램프 하나와, 낡은 동화들을 엮은 조잡한 문고본이 놓여 있습니다.
낡은 문고본. 혹시라도 페이지가 흩어지지 않게 조심합시다.
그 뒤는, 우리가 아는 그 내용과 다르지 않습니다.
최후에 죽음을 맞이하는 이도, 푸른 수염이었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흠..)(램프엔 특별한 게 없나?)
기름이 조금 남아있네요. 특별한 건 없습니다.
옷장. 깨끗한 수건이나 가운 몇 벌이 걸려있습니다.
당신이 만약 짐을 가져왔다면 하코베가 잘 옮겨두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타카스기 유즈루:(깨끗한거 보고 안심함) (책상을 살핀다)
제목이 닳아 알아보기 어려운 양장본이, 책상 위에 놓여있습니다.
하편이라고 적힌 금박만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조심스레, 페이지를 넘깁니다. 한 번도 접해본 적 없는 언어를 봅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당신은 그 언어를 막힘없이 읽어내려갑니다.
이계의 신, 저주받은 유물, 사람의 내면을 갉아먹는 주술과 죽은 육신을 되살려내는 금기의 비법.
아침을 알리며 지저귀는 새소리 너머로 어디선가 높이를 알 수 없는 노랫소리와 방울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름모를 새의 울음소리와 함께, 현실로 돌아옵니다.
짧고 강렬한 경험이 끝났을 때, 당신이 기억하는 것은 목차 페이지 한 줄 뿐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뭐야? (불쾌감에 미간을 찡그리며 기억의 잔재만 더듬어본다. 저주받은 상자라니. ...)
(다시펼쳐봐도 그럼?)
다시 펼쳐봅니다. 케이크 레시피북이네요. 만들어 보아도 나쁘지 않겠어요.
?
(첨부터 끝까지 다 팔랄락 해봐도?)
타카스기 유즈루:... .... ... (황당)
(책상 자리에 제대로 두고는 관심을 끄기로 한다. 피곤해서 그런거려니..)
피곤해서 그런거겠죠. 아침이니 내려가볼까요? 어쩐지 이상한 기분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옷을 툭툭 털어내고 샤워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문 밖으로 나선다.)
문 밖으로 나섭니다. 샤워를 해야겠죠. 바로 앞에 있는 문이 욕실인 거 같아요. 씻어볼까나?
언뜻 흐느낌 소리와도 비슷합니다. 소리가 울려서 그런걸까요.
뽀득뽀득 아주 개운하게 씻어냅니다. 다행히 온수는 잘 나와요
타카스기 유즈루:(근데 대화끝낸거니까 신뢰다이스 굴려?)
타카스기 유즈루:신뢰 Roll기준치: | 40/20/8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어어)
타카스기 유즈루:(.... 경계하면서 씻엇음)
타카스기 유즈루:(조금 정신이 안정되는 기분)(2층을 좀 더 둘러봐도 되나?)
2층은 손님방이 하나 더 있지만 문을 연다면 정리 되지 않은 것인지 먼지만 풀풀 날립니다.
(먼지묻을까봐 호다닥 나왔음)
1층, 하코베는 어제와 같은 홀의 소파에서 당신을 맞이합니다.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토스트와 우유... 끝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 (좀 믿기지 않아서 또 어제처럼 우뚝..) .... 사용인은 없나? (주변 둘러본다.)
야스라오카 하코베:나 혼자 뿐이란다.(조금 탄 토스트 냠 먹음...) 다른 거라도 주니?
타카스기 유즈루:.... .... (요리솜씨가 별로군..) (어제처럼 자리에 앉았다.) 괜찮다. ...아침까지 쭉 자버려서 유감이군. 그런데.. 왜 이런 곳에서 사는 거냐?
야스라오카 하코베:.................(아가씨임) 잘 잔거 같아서 다행이긴 하구나. 넌 더러운 걸 싫어하니까 꽤 열심히 치우긴 했는데. ... ...그야, 여긴 사람이 없잖니. 고립되어 있고. 청소가 안 되어 있는 건 좀 그렇지만. (냠냠)
타카스기 유즈루:... ....그 말은.. 네가 전부 청소했단 뜻이냐? (진짜 충격) ....편의를 좀 더 따질 것 같았는데, 착각이었군. ... (문득 2층에 있던 책을 떠올리곤) 지내면서 이상한 일은 없던가? 밤에 유령이 나타난다든가.
야스라오카 하코베:..............안되니?(잠시 째려봄) 밤에 유령은 안 나타난단다. 유령 같은 걸 믿니? 그런 거 안 무서워한지 오래되었고. 그렇게까지 충격받을 일이니? 차라리 너보고 아침 요리해보라고 할 걸 그랬단다.(씽)
나도 솜씨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만, ... ... (그래도 하코베님보단 잘할것같다는 의미의 말줄임) 다음 번 식사는 내가 만들어보도록 하마. (안색은 멀쩡한지 얼굴을 살펴본다)
야스라오카 하코베:그러도록 하렴.(다시 한 번 토스트 냠 먹음... 근데 역시 맛없긴 한지 잼 듬뿍 발라서 먹고 있음)(얼굴을 살펴보면 좀 창백하긴 함) 요리 잘하니?
타카스기 유즈루:(...) ....음식을 태우진 않는다. 네 건강을 위해선 채소를 먹는 게 좋지 않냐? (이따만큼 발린 잼 보고 지적함)
야스라오카 하코베:지금 건강 챙겨봐야 뭐 더 있니.(라고 말하다가 채소라는 소리에 조금 인상 찌푸림) 너도 잼 주니? 태워먹은 건 오늘만 그래.
타카스기 유즈루:잔소리 해달라고 부른 거 아니었나? (싫어하는군.) 여태 토스트만 먹었냐? (왠지그럴거같음)
야스라오카 하코베:오니기리도. (잼 일단 밀어줌) 과일이나... 인스턴트? 인스턴트는 정말 오랜만에 먹어봤단다.
타카스기 유즈루:(..... 음식에 아무것도 손 안댄 상태) 정말.... 생활력이 부족하군. (사돈남말) (한숨 푹 쉬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 만큼 혼자이길 원한 건가. ... (토스트 한 입 먹어본다)
(아)
야스라오카 하코베:꽤 맛있지 않니?(자신있음)
타카스기 유즈루:..적당하다. (잼도 바름.)
딸기 포도 사과 무화과 누텔라 귤 복숭아 루바브
(복숭아 바름,,)
야스라오카 하코베:아침 식사 다 하면, 음... 대충 여기 안내해주려고 하는데 어떠니? 그리 넓지는 않지만 어두워서 길 잃을지도 모르니.
타카스기 유즈루:(경계를 약간 늦추고 우유도 한 모금 마신다.) ... ...내가 여기 얼마나 머물길 바라는 거냐? (빠안..)
야스라오카 하코베:네가 있고 싶은 만큼 있어도 된단다. (토스트를 먹다가 내려 놓고 손에 묻은 빵가루를 턴다.) 여기서 계속 이야기만 하는 것도 지루하잖니?
타카스기 유즈루:.... ..... ..... (당장 간다고 하기에도 조금.. ..신세 졌으니 하루는 더 말동무로 있어줘야 하나...) ..나 말고, 초대한 네가 말이다. 내가 있으면 조용하지는 않잖아.
야스라오카 하코베:내가 너를 불렀으니까 괜찮아. 그런 걱정은 하지 마렴. 음... 다 먹으면 그냥 싱크대에 알아서 담가 놓으렴. 구경하고 싶은 곳은 있니?
타카스기 유즈루:(제 몫을 반 정도 남기고 일어선다.) 뭐가 있는지 몰라서 아직은 생각나는 게 없군. 특별한 곳이라도? (싱크대에 접시를 가져다둔다.. 내가설거지할까그냥)
야스라오카 하코베:서재 정도일까....(해주게?)(자기 접시도 가져다 줌)
타카스기 유즈루:서재? .... (흠.) 혹시 푸른 수염에 대한 책도 있나?
야스라오카 하코베:푸른 수염 말이니? 찾으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런 거 좋아하니? 동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잔인해서 난 그다지 끌리지 않았는데. 아, 맞아...
타카스기 유즈루:관심은 없다만, 생각난 게 있어서. ...왜 그러냐?
야스라오카 하코베:3층은 올라오지 않는게 좋겠다는 말을 하려고 했단다. 내 방이 있긴 하지만 나는 웬만하면 홀에 있고, 무엇보다 정리가 잘 안 되어 있거든.(걸음을 옮긴다. 따라오라는 듯이.) 서재를 보여줄게.
타카스기 유즈루:이 저택에 3층도 있었군. (갑자기 궁금해짐) 정리정돈은 꼬박꼬박 해야 한다, 야스라오카. (잔소리하면서 따라감)
야스라오카 하코베:(잔소리 안 들으려고 잠시 귀 막으면서 총총)
타카스기 유즈루:신뢰 Roll기준치: | 39/19/7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흠.)
복도를 걸어, 서재로 향합니다. 커튼 틈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눈부십니다.
하지만 바깥을 보면, 구름으로 하늘이 흐립니다. 정말 비가 올지도 모르겠어요.
책장에 덧칠된 녹색 페인트는 벗겨져 나뭇결을 드러내고,
하지만, 크고, 작고, 두껍고, 얇고, 무겁고, 가벼운 수백 권의 책들이 진열된 광경은, 사람의 마음을 쉽사리 풍족하게 만듭니다.
책장은 총 네 개. 책의 종류는 다양해보이네요.
타카스기 유즈루:(먼지가..........................................)
....여긴 청소를 전혀 하지 않았나?..
야스라오카 하코베:하긴 했는데 워낙 방대하다보니.(문가에 기댄 채로 작게 웃는다.) 책에는 그래도 먼지가 묻어있진 않더구나. 비닐을 쳐놔서 그런지.
타카스기 유즈루:네가 이 저택을 사들인 거냐? 원래 살던 주인은 저택을 거의 방치 시켜두었나 보군. (서재를 쓱 둘러본다.)
눈에 띄는 책이 있을까나? 자료조사 판정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아)
(나왜30임)
타카스기 유즈루: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63 |
판정결과: | 실패 |
(ㅇㅋ)
타카스기 유즈루: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
이 책이 눈에 띈 이유는 은빛 열쇠 모양의 책갈피가 중앙에 끼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열쇠가 아니라 그냥 리얼 책갈피?)
타카스기 유즈루:... .... .... (흥미x) (책갈피에 특별한 점은?)
야스라오카 하코베:아, 마침 그 책을 읽고 있었는데. 너도 아니? 판도라 이야기.
타카스기 유즈루:어렸을 때 들어본 적 있는 이야기이긴 하다. 관심이 있나 보지? (책 넘겨준다)
야스라오카 하코베:(책을 받아낸다. 책등을 만지다가.) 그게 열려서는 안 되는 상자였다면, 신께서는 왜 상자를 존재하도록 만들었을 거 같니? 벌하기 위해?
(팔짱을 낀다. 잡고 있는 손에 힘이 조금 더해진다.) 있지 타카스기.
타카스기 유즈루:만약 정말로 인간을 믿어서 상자를 준 거라면 신이 멍청하다는 뜻이겠지. ... (그게 아니라면 처음부터 그럴 목적이었다든가.. ....말을 끊고 네 쪽을 바라본다.) ..왜 그러냐?
야스라오카 하코베:(진지하게 그 이야기를 듣는다. 멍청하다는 말에는 웃었으나 금방 갈무리된다.) 만약에,
만약에 상자를 열 수 있는 단 하나의 열쇠가 그 상자 안에 있다면 너는 어쩌고 싶니?
타카스기 유즈루:....무슨 말을 하는 거냐? 열쇠가 안에 있다면 영원히 열지 못하는 거잖아. 부수기라도 해야 한다는 뜻이냐? 어느 쪽이든 의미 없어.
야스라오카 하코베:너무 애매하니? 그러니까. ... ...그러면. 그걸로 하자.
너 지금 갖고 싶은 거 있니?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도 좋아.
뭐든지 네가 열망하는 거 말야.
타카스기 유즈루:(갖고 싶은 것. 열망하는 무언가. 가져본 적이 있었나? 고질적인 정신병이나, 습관을 없앨 수 있다면..) 말하기 싫다.
야스라오카 하코베:말하기 싫다니 있는 모양이지. 그거면 됐어.
그게 상자 안에 있다고 하자.
네가... ...갈망하는게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이나 수단이 상자 안에 있다면, 그리고 열쇠 또한 그 상자 안에 있다면... ...
너는.. (물음을 끝맺히지 않는다. 너를 바라본다.)
타카스기 유즈루:... (남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이 이렇게 불쾌한 일인 줄 알았더라면 과거의 너와 내 사이가 좋았을 수도 있었겠지.)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군. 정말 방법이 존재한다면 몰라. 비슷한 일이라도 겪었나?
야스라오카 하코베:그냥 궁금해서 그렇단다. 누구에게나 갈망하는 것이 있으니까. 너는 그런 와중에도 상자를 열 거니? 혹은, 아까 말한 것처럼...
타카스기 유즈루:잘 모르겠다만. 신화 내용처럼 악질적인 것들이 함께 빠져나오는 거라면 건드리지도 않을 거다. (빠안 마주보았다.) 네가 갈망하는 건 뭐냐?
야스라오카 하코베:(마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보다가 눈을 내린다.) 그냥, 요즘 그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까. 내 갈망은 글쎄... ...
(아마도 이건 죄악감이다. 느리게 호흡한다.) 하고 싶은 말은 원하는 걸 손에 얻으려면, ... 상자를 여는 수 밖에 없다는 거였어. ...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기 싫어하는 구나.
(옅게 기침소리가 난다. 기대고 있던 몸을 바로한다.) 역시 먼지가 너무 많아. 나가자꾸나.
타카스기 유즈루:(답답함에 미간을 찡그린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기침소리에 건네주었던 책을 흘끔 보았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원하는 게 들어있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잖아. (먼저 서재 밖으로 나가며 문을 열어준다.) 다음부턴 사용인을 확실히 고용해라.
야스라오카 하코베:(대답하는 대신 한 번 너를 바라보다가 말았다. 느리게 서재를 빠져나간다.) 그것도 잔소리 중에 하나니?
타카스기 유즈루:그래. ..왜? (걱정이란 말은 한 마디도 안 내뱉는다.)
야스라오카 하코베:그냥... ...(기대도 하지 않았다는 듯이 기침을 갈무리 한다. 문득 창가로 시선이 향한다.) 역시 비가 오네.
문득 창가를 보면, 그의 말대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먹구름 때문인지, 바깥이 어둑해져오고 있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 (비가 그칠 때까진 머무르는 게 안전하겠군..) (창 밖으로 눈길이 움직인다.) 적어도 내 앞에선 건강 챙겨야 할 거다. 계속 잔소리 할 거니까.
야스라오카 하코베:이런 곳에서는 깐깐하구나. 정이 많은 건지. 학교 다닐 때도 그랬지...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듯 하다 고개를 든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이.) 그렇지... 이리로 와 보렴.
타카스기 유즈루:(마음 한 켠에 뭐가 걸리는 건지 미간이 펴지질 않는다.) 무슨 일이냐?
야스라오카 하코베:요즘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거든. 들려주겠단다.(반사적으로 손을 내밀었다가 무른다. 느리게 앞장을 선다.)
타카스기 유즈루:... ... (앞장선 이를 물끄럼 지켜보다 천천히 따라간다.)
비가 거세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폭풍우가 될 것 같네요.
함께 계단을 오릅니다. 이 층과 삼 층을 잇는 계단 옆.
창문 아래의 애매한 공간에, 그랜드 피아노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이런 위치에 피아노를 둔 거냐? (의아하게 바라본다.)
야스라오카 하코베:주인이 두었어. 옮길 힘도 없으니 그저 여기서 치고 있는 거지. 들어볼 거니?
타카스기 유즈루:그래. ... (저택에 들어온 후로 무언가 하나 씩, 묘하게 어긋남을 느끼며 끄덕였다.)
야스라오카 하코베:(느리게 웃는다. 피아노로 다가간다.)
그가 당신을 피아노 앞으로 이끕니다. 창틀이 불안하게 흔들립니다.
아무도 찾아오지 못하겠지요. 누가 찾아올 리도 만무하나.....
열려 있던 창 너머로 악보 몇 장이 날아간 일은 순식간이었습니다.
하얀 새 여러 마리가 새장 밖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야스라오카 하코베가 계단에서 뛰어내리듯 달려 나갑니다.
쿵쿵쿵쿵, 거친 발걸음 소리가 고요한 저택을 뒤흔들고.
망설임도, 한번 뒤를 돌아보는 일도 없이, 그는 달려 나갔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신뢰 Roll기준치: | 57/28/11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4
(당황스러워 급히 쫓아간다.) 야스라오카!
들려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열린 현관문 너머로, 비가 들어옵니다.
그는 제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저 너머, 갈대밭 사이를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악보 몇 장 날아간 게 그렇게 중요할 리가 없는데. 대체 왜 저러는 거지? 머뭇거릴 틈도 없이, 상대를 따라 뛰쳐나간다.)
폭풍 위의 언덕, 절벽 위의 집, 우릴 가로막는 갈대밭, 그 너머에는.....
장대비가 퍼붓습니다. 시야가 먹먹해지고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습니다.
소리를 쳐도 그는 멈추지 않습니다. 갈대밭을 헤치고 달려갑니다.
해안선을 앞둔 절벽 끝에 다다라서야, 그는 무릎을 꿇고 주저앉습니다.
휘몰아치는 비의 소리가 머리카락을 흠뻑 적시고,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은 눈물인지 빗물인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병든 사람의 파리한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그의 등이 이렇게 작았던가요?
타카스기 유즈루:(위태로운 모습을 가만 둘 수 없어 가까이 다가간다. 겨우 따라잡는다. 길게 숨을 쉬고 몸을 낮춰 상태를 살핀다.) 야스라오카, 왜 그러는 거냐?..
야스라오카 하코베:(미친 사람처럼 절벽 너머만을 바라본다. 당신을 보지 않는다. 절벽 너머의 것을 본다.) ... ...바다가 코 앞에 있어. 보이니?
타카스기 유즈루:뛰어내릴 생각이라도 들어? (한 손을 뻗어 어깨를 붙잡는다.)
야스라오카 하코베:(대답을 하지 않는다. 겨우 붙잡은 악보 조각을 꼭 쥔다. 바다를 보고 그를 보지 않는다.) ... ... 내가 죽으면 넌 슬프니?
타카스기 유즈루:(갈망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나?) 슬퍼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지? 클래스메이트였잖냐. 계속 여기에 있을 요량이라면 들쳐메고서라도 돌아가겠다.
야스라오카 하코베:(허탈하게 웃는다. 네 대답이 어떠한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개가 숙여진다. 이건 죄악감이다. 바다에 매료된 듯이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다가도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럴 수 없을 것이다.) 넌 너무 착하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서 내가... ...널 초대했나봐. (왜 내 초대에 응했지?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제서야 너를 바라본다.) 누가 불러도 왔을테지. 넌 그런 애니까... ...
타카스기 유즈루:(죽음을 목전에 둔 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저는 모르고, 그가 쏟아내는 기분에 공감해줄 수는 있으나 위로가 되진 못할 것이다. 겨우 하는 말이라곤 형식적인 문장 뿐인데, 다정함을 바라지 않아 저를 불렀나? 다른 목적이 있나?) ... ... (어깨를 붙잡고 있던 손을 떼어낸다.) 야스라오카. 돌아가자. 감기에 걸리고 싶어서 그러냐?
야스라오카 하코베:(지친 낯이다. 누구도 미친 이의 생각따위는 알 수 없겠지. 차라리 그게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자조적으로 웃으며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손에 쥐고 있던 악보 조각을 날려보낸다. 기침 소리가 난다.)
... ...그래, 돌아가자꾸나. 정말 여기에 더 있다간 떨어지고 말 거야. ...
타카스기 유즈루:(하얀 새가 덧없이 날아가는 듯한 광경..) 바보 같긴. (혹여 떨어져버릴까, 제 쪽에서 네 손목을 붙잡고는 저택 안으로 끌고 간다.) 혼자 있을 땐 이런 식으로 지냈나?
야스라오카 하코베:아니. (결국 따라간다. 기침 소리가 조금씩 이어진다.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눈물인지 빗물인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니. ... ...
이 초대는 너를 슬프게 만들 거야. 타카스기.
타카스기 유즈루:슬플 일 따위 없다. 걱정이 너무 많군. (기침 소리에 돌아보았지만 눈물은 외면한다. 그게 좋을 것 같다.) 네가 내 앞에서 죽는 게 아닌 이상.
이 지긋지긋한 비는, 오늘 내로는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절벽 너머를 날아간 악보들은 멀리 가지 못하고 바다로 떨어졌겠지요.
비에 젖어 찢어진 악보들. 그 쓸모를 잃었습니다.
야스라오카 하코베:...(기침 소리가 난다.)
그가 벌벌 떠는 것이 심상치 않습니다. 열이 끓는 모양이네요.
장대비 속을 뛰어다녔으니, 당연한 것이겠지요.
집 안으로 들어오면, 해가 집니다. 저택은 금세 어둑해집니다.
야스라오카 하코베:... ...방으로 가야겠구나. ...
타카스기 유즈루:... (앓는 꼴을 유심히 본다.) 간병인이 필요하진 않은 거냐?
야스라오카 하코베:괜찮단다. 너도 비를 맞았으니까.. ...일찍 쉬렴. 감기에 걸릴 지도 몰라. (계단의 난간을 짚으면서 천천히 올라간다. 떨리는 손을 애써 마무리 한다.) 쫓아오게 만들어서 미안.
타카스기 유즈루:(또 한숨.) 3층으론 오지 말라고 했었던가, 네가?
야스라오카 하코베:내가 그랬어. ... ...(잠시 뒤를 바라본다. 너를 바라보다가 인상을 찡그린다. 기침 소리가 이어진다. 계단을 오른다.) 내일 봐.
타카스기 유즈루:(올라가는 이에게 들으란 듯 목소리 높여 말한다.) 계속 1층 홀에 있을 거다. 밤중에 네가 밖으로 뛰쳐나가더라도 붙잡아 주마. 그러니 걱정 말고 잠이나 자.
그는 애써 외면하는 듯이, 혹은 도망치듯 계단을 오릅니다.
... 비에 젖은 몸을 갈무리하고 쉴까요. 피곤하네요.
타카스기 유즈루:(하..) (그제서야 축축하고 찝찝한 기분에 오만상을 구기며 샤워하러 간다.)
(씻고나서.. 1층에 계속 있어도 되는건가?)
물론이죠. 유즈루가 원한다면 홀에서 잠들어도 좋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신뢰 Roll기준치: | 53/26/10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3
(소파에서 한참 신경을 곤두세운 채 앉아있다가 까무룩 잠든다.)
눈을 감습니다. 아직까지도 빗소리가 웅웅거리는 것만 같습니다.
아침. 오늘은 음악 소리가 들려오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그의 모습이 열병을 앓는 모습이었단 것이 신경쓰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깔끔히 정돈하고는 1층으로 내려가본다. 있을까?)
유즈루 홀에서 잠든거 아닌가. 그러면 1층에 있다
(샤워햇단뜻이엇음)
(2층엔?)
야스라오카. (3층쪽 보고 불러본다면?)
2층과 3층을 잇는 계단 옆 피아노가 있어요. 어젠 이걸로 난리였죠.
위층에서는 희미하게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의 목소리는 아닙니다만.
타카스기 유즈루:(음....) (3층으로 올라가본다. 금지한 것에 큰 이유가 있진 않겠거니 하며..)
3층으로 향합니다. 문은 총 세개. 하나는 그의 방일 것이고,
좀 더 사용감이 있어 보이는 문이 욕실일 것입니다. 가장 낡은 문은 창고겠죠.
타카스기 유즈루:(하코베의 방문에 노크한다.)
노크 소리가 들리면 얼마 안 있어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기침 소리가 들립니다. 느릿하게 문이 열립니다.
야스라오카 하코베:(꼴이 말이 아닐듯...) ... ...아침이라면 냉장고에서 알아서 꺼내 먹어도 된단다.(잠긴 목소리.)
타카스기 유즈루:(흠...) ... 보이지 않아 찾아왔다. 결국 감기에 걸렸나 보군. (삐딱하게 서 바라본다.)
야스라오카 하코베:(열 때문에 힘든지 잠시 인상을 찌푸린다. 콜록거리다가 진정한다.) ... ...이 정도야 뭐... ... 아침은 필요없단다. 쉬면 조금... ...나아져.
타카스기 유즈루:그러냐? 도움이 필요하면 불러. ... (못 부르겠군 아파서) ...아니, 지금 말해라. 필요한 게 있다면.
야스라오카 하코베:... ... ...오늘은 너 혼자서 놀아야 겠구나.(방문에 기댄 듯이 서 있다가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피곤한지 눈이 감긴다.) ...너한테 옮기고 싶진 않아.
타카스기 유즈루:감기엔 잘 안 걸리는 편이니 신경 쓰지 마. (더 말 걸기엔 방해가 되는 듯해 끄덕였다.) 나중에 다시 오마. (문을 닫아준다.)
문을 닫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혼자 다녀야겠네요.
타카스기 유즈루:(근데 덜그럭거리는 소리는 뭐였지?)
하코베가 일어나서 나오려고 준비하다가 실패한 소리
타카스기 유즈루:(3층 둘러보려다가....일단 맘 접고 2층 손님용 방1부터 간다)
당신이 머무르는 방입니다. 달라진 것은 없네요.
지금은 텅 빈 방입니다. 당신의 방과 똑같은 구조입니다만,
옷장과 책상에는 몇 가지 물건들이 놓여 있습니다.
옷장에는 십 년 전 유행했던 여성복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십 년 정도 쓰지 않은 상태로…먼지가 풀풀 날리네요.
타카스기 유즈루: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6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옷 한 벌에 피가 잔뜩 튀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마룻바닥도, 천장도, 비스듬히 열린 창틈 너머 하늘도 전부 붉습니다.
가문의 사람들이 저주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고.
우리는 차라리 저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게 낫다고.
그래서 우리는 상자 속에 빠졌으며 아름다운 희망의 조각을 끌어안은 채.
피처럼 보이는 액체는 이미 검게 굳은 지 오래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SAN Roll기준치: | 65/32/13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정신기준치: | 65/32/13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4
(잘못 건드렸다 생각하며 제 옷에 손을 박박 닦아낸다. 이후로 이 옷은 버려야겠다.)(책상을 살핀다)
책상 뒤에 처박힌 종이 뭉치 하나가 원인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조심히 꺼내봄)
맥락 없이 섞여 굉장히 알아보기 힘든 악필로 쓰인 몇 줄의 이야기.
바보같은 놈들, 막내딸의 생일이라고 파티를 연 적 한 번도 없었으면서 갑자기 모이겠다고,
아무도, 아무도 상자를 갖지 못하도록 만들겠어.
타카스기 유즈루:... .... (다시 구겨서 던져버림)
타카스기 유즈루:(욕실에 특별한 점은 없나?)
2층의 욕실은 당신이 사용하던 것과 똑같습니다. 사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물기가 있네요.
타카스기 유즈루:(1층으로 내려가 홀을 살핀다)
각양각색의 소파, 의자가 모여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마치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여러 명 서 있는 듯한 느낌을 풍깁니다.
홀의 벽 한구석에 아주 커다란 유화 액자가 걸려 있는데, 중년 부부와 그 아이로 보이는 소년과 소녀의 그림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비뚤어진 액자를 떼어내볼 수 있나?)
떼어내기에는 너무나 커보이죠. 하지만 만질 수는 있어요. 어떻게 해보려고 이리저리 기울이면...
이것은 기원전 70000년 경 남태평양에 존재한다고 이야기되는 가상의 대륙, 무(Mu) 대륙을 표시한 지도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이게뭐지 다른 특별한 점 없나)
타카스기 유즈루:(혹시 모르니 제자리에 두고 액자는 바르게 해둔 뒤 주방으로 가본다)
거실과 구분 없이 이어진 주방입니다. 높은 테이블과 개수대, 냉장고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책 여러 권과 말린 과일, 과자 등의 간식이 어질러져 있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눈에 띄는 책은 없는지 막 찾아봄)
타카스기 유즈루: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48 |
판정결과: | 실패 |
(,,)
타카스기 유즈루: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
타카스기 유즈루:(몰라 관듣에만 꼴아박앗나봐)
타카스기 유즈루: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42 |
판정결과: | 실패 |
(그래라)
저택에 살던 사람들의 기록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모르겠네요.
타카스기 유즈루:(야스라오카에 대한 것도 있나?)
(서재로.gogo)
희미한 불빛들. 책장에 덧칠된 녹색 페인트는 벗겨져 나뭇결을 드러내고, 뽀얀 먼지가 잔뜩 앉아있으나.
크고, 작고, 두껍고, 얇고, 무겁고, 가벼운 수백 권의 책들이 확고한 분류에 따라 진열된 광경은 사람의 마음을 쉽사리 풍족하게 만듭니다.
벽면을 둘러싼 책장 네 개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자료조사 판정! 인데 메타적으로 여긴 어제 유즈루가 판도라의 상자를 읽었던 부분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아오)
타카스기 유즈루: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52 |
판정결과: | 실패 |
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34 |
판정결과: | 실패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주방 테이블 위에 흩어져 있던 자료와 비슷한 책 몇 권을 발견합니다. 그 책들이 빠져나간 공간이 텅 비어있습니다.
이 집을 향유하던 가문은 십 년 전 오늘, 5월 15일.
가문의 막내딸이었던 퓌라의 생일날에 멸망했습니다.
가장 마지막 책에만 저자, 데우칼리온이라는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
(이해할수없음.. 상자가 뭘 어쨌다는거지)
(세번째 책장 본다)
책등도 종이도 전부 새까만 와중에 타오르는 듯이 반짝거리는 핏빛 잉크로 쓰인 내용.
책을 펼친 채로 계속 잡고 있자면 잉크들이 한데 모여 뚝, 뚝. 글자가 녹아내린 듯이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타카스기 유즈루:SAN Roll기준치: | 65/32/13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괴기스러운 검은 책들 사이에서, 이미 익숙한 표지의 책 한 권을 찾아내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머무르는 손님용 방에 놓여 있던 양장본. 그 양장본의 상편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이번엔 내용을 기억해두어야지 생각하며 펼쳐본다)
타카스기 유즈루:자료조사기준치: | 30/15/6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
혹은 찾고 싶거나 어디를 보고 싶은지 말해도 됨
타카스기 유즈루:... (열쇠이며 동시에 상자에 들어있는 것.. ...) 미쳤군. (그리 평하며 책을 접고는 제자리에 꽂는다.)
(네번째도 살핀다)
진열된 책들은, 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노트입니다.
저자의 이름은 모두 「몽상가」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가 당도했다고 일컫는 지역은 이 세계의 것이 아니며,
섬세한 펜 터치로 그려진 식물과 동물은 가만히 보고 있기에 너무나 흉측합니다.
자연과학의 법칙에 속박되지 않는 꿈의 세상, 명왕성으로부터 내려온 이계의 과학자들.
이런 지식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고통스럽습니다.
그는 광인이었나요? 혹은 공포 소설에 집착하는 사람인가요?
타카스기 유즈루:SAN Roll기준치: | 64/32/12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감소 없음. 노트 사이에서 쪽지가 한 장 떨어집니다.
(나 쪽지 받음?)
(서재는 대강 본거 같으니.... 3층으로 가볼까)
기록은 2년 전 툭 끊겨 있습니다. 한 사람이 써냈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네요.
타카스기 유즈루:(하코베 방 문앞으로 다시 가서....... 노크해봄)
문을 두드립니다. 안 쪽은 조용하다가 이어서 미약한 기침소리가 들립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고민하다가) 몸은 좀 괜찮냐?
야스라오카 하코베:아침보다는... ... (잠긴 목소리를 눈치챈 듯 헛기침도 몇 번하며 목을 가다듬는다.) 심심하니?
타카스기 유즈루:... (흠.) 심심하진 않다. 3층을 구경해보고 싶긴 하다만. (반응봄)
야스라오카 하코베:너 더러운 거 싫어하지 않니?
야스라오카 하코베:(잠시 문 너머로 말이 없다. 콜록거리는 소리 뿐.)
타카스기 유즈루:야스라오카. 뭔가 숨기고 있나?
야스라오카 하코베:타카스기, 무엇을 궁금해 하는 걸까?
타카스기 유즈루:(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화하는 게 조금 우스웠다.) 명확히 잡히는 건 없어. 편히 둘러보라 했으면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거다. 네 말대로 난 더러운 걸 싫어하니까.
야스라오카 하코베:둘러보는 건 네 자유지... 이미 넌 내 말을 듣지 않고 삼층으로 올라왔으니까. (콜록거리는 소리가 잠시 길게 이어진다.) 들어올 거니?
타카스기 유즈루:들어가도 되는 건가? (갸웃이다가) 쉬는 걸 방해하는 게 아니라면..
야스라오카 하코베:(느리게 문고리의 잠금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타카스기 유즈루:(열어줄 때까지 기다리려다 제 쪽에서 문고리를 돌려 슬쩍 열었다.)
문을 열면 평범함 방입니다. 방문 앞에서는 하코베가 서있다가, 당신이 문을 열자 뒤로 조금 물러납니다. 이내 침대 쪽으로 걸음을 옮기네요.
타카스기 유즈루:(제 뒷목을 손바닥으로 주물거리며 안색을 살핀다.) 귀신 들린 집이라도 산 거냐? 야스라오카.
야스라오카 하코베:귀신이라니 말이 심하구나. 이래보여도 괜찮은 집이야. (침대에 걸터 앉는다. 걸치고 있던 담요를 내려놓고 널 바라본다.) 의자라도 끌고 와서 앉으렴.
타카스기 유즈루:(가까이 다가가 말 듣지 않고 어정쩡히 서서는 내려다본다.) 관리가 전혀 안 되어 있잖아. (불쾌한 기억을 더듬어본다.) 핏자국 묻은 옷도 봤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
야스라오카 하코베:퓌라의 생일파티 때 모두 죽었다고는 하는데, 잘 모르겠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샀거든. 그런게 남아있었니? 잘... 치워달라고 했던 거 같은데...(제 이마를 잠시 짚는다. 느리게 숨을 내쉰다.)
타카스기 유즈루:... ... (뭐라 더 캐물으려다 미간을 찡그린다.) 야스라오카, 왜 그래?
야스라오카 하코베:....(어지러워서 눈을 감았다 뜬다.) 열 때문에 그래. 어지럽긴 한데 아침보다는 내린 거 같긴 하구나.
타카스기 유즈루:(괜히 붙잡고 뭐 하는 짓인가 싶어 한숨 쉰다.) 방해한 게 맞나보군. 이것만 물어보고 바로 나가겠다. 저택에 상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던데, 너는 뭘 알고 있는 거냐?
야스라오카 하코베:상자... ... (입을 연다.) 상자의 가장 마지막에는 왜 희망이 있었을 거 같니?
타카스기 유즈루:그런 걸 생각해봤자, ..제일 무거워서 그렇겠지.
야스라오카 하코베:가장 무서운게 아니라? (손을 쥐었다 핀다. 침대 머리맡 벽에 몸을 기댄다.) 넌 희망이 무겁다고 생각하니? ...
타카스기 유즈루:희망이 대체 왜 무서운 거냐? (미간을 설핏 구기곤 고민한다. 철학적인 주제엔 서투르다.) 한 번 가지기엔 무거운 거라고 생각한다.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야스라오카 하코베:지금 하는 모든 질문들이 네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되기도 해. ... ... 너 그거 기억나니? ... ...2년 전이라 기억이 안 나려나... ...(눈을 감았다 뜬다.) 너는 좀 머리가 나쁘니까...
타카스기 유즈루:..(발끈함) 지금 뭐라고 했냐?!
야스라오카 하코베:머리 나쁘잖니 너. ... ... 아니니?
타카스기 유즈루:...... 면전에서 그게 할 말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라고 부정은 안 함) 멍청한 난 모르겠으니 설명해주지 그래, 야스라오카.
야스라오카 하코베:... ....내가 춥다고 하니까 네가 옷을 빌려줬잖니. ... ... 그리고 졸업식 날에...
야스라오카 하코베:(기억 못하나. 싶어서 빤히 보고 있는다...) 바보.
타카스기 유즈루:.. ...왜 자꾸 바보라고 하는 거냐. (내가 떠올려봄)
타카스기 유즈루: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아오)
(나바본가봐)
야스라오카 하코베:표정도... ... 다시 졸려졌어. 3층은 마음대로 둘러봐도 좋단다. 한숨 잘래... ...
타카스기 유즈루:...자고 일어나면 졸업식 날 얘기 마저 해야 한다. (하) (제대로 누워 자는 지 한 번 살피고 방 밖으로 나간다.)
야스라오카 하코베:(꼬물거리면서 침대에 다시 눕는다. 기침 때문에 바로 잠들지는 못하고 조금 뒤척이다 조용해진다.)
타카스기 유즈루:.... (문닫고 서서 다시 생각해봄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타카스기 유즈루:지능기준치: | 50/25/10 |
굴림: | 1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헐)
그러고 보니 졸업식날 자신에게 야스라오카가 무언가를 부탁했던 거 같습니다. 정말 쌩뚱맞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걸 들어준 거 같은데.... ...
타카스기 유즈루:.... (이걸 까먹다니 충격)
(다시 기억난다면 반드시 들어줘야겠군.. 다짐하며 욕실 쪽으로 가본다)
삼 층 역시 세면대나 욕조 따위가 있는 평범한 욕실입니다만.
세면대 쪽에 적지 않은 양의 핏자국이 묻어 있습니다.
물로 씻어내린 흔적이 있지만, 제대로 닦진 않은 모양입니다.
그 외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욕실입니다. 어쩐지 불길하네요.
타카스기 유즈루:... (천이나 뭐로 닦아낼 수 있나?)
타카스기 유즈루:(누구의 피인 거지?........)
(창고로 간다)
비좁은 창고. 청소용품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습니다.
창고 한 켠에는 벽장 하나가 서 있습니다. 청소 용품을 보관하는 곳일까요.
타카스기 유즈루:(흩어진 청소용품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살피다가 벽장을 보고는 고민한다.) .......
(열어봄)
벽장을 열면, 반응을 준비할 틈도 없이 무언가가 쏟아집니다.
달그락... 가벼운 소리를 내며, 그것들이 당신의 발치를 구릅니다.
하나, 둘, 셋... 총 세 명분의 두상, 백골이 바닥을 구르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현실감이 없어, 할로윈 소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젠장! (빠르게 뒤로 몸을 빼내곤 욕을 짓씹는다.) ....대체 뭐야, 이건! (차마 손대기도 힘들어 도망치듯 창고 밖으로 빠져나온다.)
창고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밖은 점점 더 비가 거세지고 있네요.
저택은 여전히 조용합니다. 시간도 어느새 꽤 지나 있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이저택이상한데?)
(그러고보니 그 피아노 있는 곳 어떻게된거지 다시 가본다)
창틀이 덜걱거립니다. 잘 닫아두어서 악보가 날아갈 일은 없겠지만,
피아노를 연주할 사람도 없단 점이 유감이네요.
타카스기 유즈루:(피아노에 악보가 올려져 있나?)
미처 날아가지 않은 낱장의 악보만 남아있습니다. 악보를 보면... ...유즈루 악보 볼 수 있음?
타카스기 유즈루:(..........부잣집아들램짬밥으로)
ㅇㅋ 살피면 그것은 초보자를 위한 아베마리아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음.. ..) ... (야스라오카에게 이게 중요한 악보였나..)
(별 거 없는지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건반도 조금 눌러본다)
건반을 누르면 조율은 되어있으나 오래되어 조금 늘어지는 듯한 음색이 울려퍼집니다. 건반도 조금 뻑뻑하네요.
(다시 하코베 방 가볼랭)
하코베의 방으로 가면 조용하네요. 잠든 걸까요?
타카스기 유즈루:(노크하려다 깨울것같아서 문 그냥 열어본다)
문을 벌컷 열어보면 잘 자고 있습니다. 메타적으로 살펴볼 건 방에 없어
(그럼 이제 뭘 덜봤지 나는)
타카스기 유즈루:(흠..) (1층 가서 냉장고 재료 뭐있는지 살펴본다)
냉장고 재료를 살펴보면 하코베에게는 자극적이지 않나 싶은 재료들과 함께 주변주변 야채같은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레트로트 식품도 있어요!
(적당히 채소로 죽이라도 끓일까 싶어 재료 꺼내고는 요리해봄)
타카스기 유즈루:운기준치: | 66/33/13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
(나주운왜이래)
(태움?)
타카스기 유즈루:.... ... (버리고 냄비 깨끗히 설거지해서 다시요리함)
타카스기 유즈루:운기준치: | 66/33/13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
(또태움..)
타카스기 유즈루:.... ..........................................
(재료날리고 또 설거지함 한 1시간은 지났을듯벌써 다시한다)
운기준치: | 66/33/13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타카스기 유즈루:(야스라오카 몫으로 그릇에 잘 담아두고 남은거 먹음... 왜이렇게 힘들지)
하코베 거를 잘 담아두고 남은 걸 먹습니다. 맛있다!
(밖엔 여전히 비오나?)
네, 여전히 비가 오고 있어요. 비가 언제 그칠까요?
타카스기 유즈루:.... .... (어쩌다보니 장기숙박중)
(오래 머물거면 하다못해 청소라도 해야될것같다 싶어서 자기가 쓰는 손님방 열심히 청소함)
(샤워하고 잘래.)
좋습니다. 샤워도 하고 어제보다 깨끗해진 방에서 눈을 감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이 지긋지긋한 폭풍우가 멎어있기나 할까요.....
내일을 생각하며 잠에 빠져듭니다. 전기가 나가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린 것 같습니다.
조촐하게 꾸며진 생일 파티. 어머니와 아버지와 오빠.
지금쯤 결혼 상대는 손님 방에서 수면제를 먹고 고꾸라져 있을 겁니다.
케이크 위의 촛불을 후 불어 끄는 순간에 당신이 마련해두었던 사냥꾼들이 저격을 시작합니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 비명 테이블 위의 아름답게 차려둔 음식들이 쓰러져 이리저리 튀는 소리.
이런 살육 속에서도, 오히려 그렇기에 당신은 현실감, 지독한 현실감을 느낍니다.
상자가 열릴 때까지 계속. 계속, 계속.....
무너지는 듯한, 긁어내리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일어났을 때는, 온몸이 식은땀에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햇빛이 당신의 얼굴을 상냥하게 어루만집니다. 이름 모를 새가 울고 있습니다.
비의 향기가 여전히 코를 찌르지만, 고개를 들어 창가를 보면,
전부 지난 일이라는 듯, 맑게 갠 날씨입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숨을 삼키며 깨어난다. 눈 뜨자마자 찝찝함이 가장 먼저 느껴져 제 얼굴을 쓸어내린다.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날이 갰다. ...) ...기분 더럽군. ... (욕실로 가서 씻는다..)
욕실로 가서 씻어냅니다. 악몽으로 인해 났던 식은땀이 씻어내려 갑니다.
타카스기 유즈루:(비가 그쳤으니 이제 돌아갈 수 있나? 3층으로 올라가 하코베의 방에 노크해본다.)
이런 외진 곳이라고 해서, 빛을 받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안쪽에선, 응답 대신 느리게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타카스기 유즈루:야스라오카. 몸은 좀 어때. (아직 일어나지 않았나? 어제와 비슷한 말을 하며 답할 때까지 조금 기다려본다.)
창문으로부터 들어오는 햇살이, 그의 방을 밝게 비추고 있습니다.
그는 평화롭게 잠들어 있습니다. 그의 머리맡엔 노트가 한 권 놓여 있네요.
서재의 기록들과는 다른 노트. 창백하고 야윈 그의 얼굴을 봅니다.
귀를 기울여보면, 그의 자그마한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타카스기 유즈루:... ...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된다는 상식적인 생각과는 달리 손이 움직인다. 노트를 가져가 살펴볼 수 있을까?)
이러면 안되는데..... 하지만 그럼에도 노트를 가져갑니다.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어요.
결국 우린 직접 나아가고, 계단을 오르고, 문을 여는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 알기 위해서, 그 안에 무엇이 있더라도.
병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그를 불렀으나 어쩐지 망설여진다.
사람이 죽는 건 몇 번이고 봤지만, 사람을 죽이는 건... ...
구름이 지나면, 더 밝고 넓은 햇살이 그를 비춥니다.
타카스기 유즈루:(놀라서 펼쳤던 것을 접고 그저 내려다본다.)
야스라오카 하코베:(인기척이 있는 쪽을 바라보다가 곧 이어 노트로 시선이 옮겨진다. 개의치 않다는 듯이 상체를 일으켜 앉는다.) 열은 내린 거 같구나.
(창가를 바라본다.) 비도 그쳤고. ... ...
타카스기 유즈루: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거냐?
야스라오카 하코베:... ...네가 더 할말이 많지 않니?
타카스기 유즈루:야스라오카, 무슨 목적으로 나를 부른 거지?
야스라오카 하코베:노트를 읽었으니 알지 않니. 분명 보면 화를 내면서 나에게 무어라고 할 줄 알았는데 예상 외로 화를 안 내는 구나. ... ....(가만히 널 바라본다.) ....아직도 내가 걱정 돼?
타카스기 유즈루:모르겠군. 직접 말하지 않는 이상은. 계획을 꾸며 놓고 입 밖으로 내뱉는 건 싫은가 보지? ..제대로 설명해!
야스라오카 하코베:(너를 바라보다가 느리게 웃는다. 습관적으로 입꼬리를 올리는 행동.) 오 월에 죽는 건 낭만적일 것 같았지.
저택을 휘감은 덩굴에는 본래 장미가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어느 날을 기점으로 타오르는 것처럼 모두 져서, 재처럼 흐트러지고 말았을 때는 문득 소름이 끼쳤습니다.
죽는 날은 맑았으면 했다고 중얼거리는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 아래에서 물건 하나를 꺼냅니다.
당신은 이제부터 이 곳에 귀신의 저택인지, 혹은 그가 미쳤는지. 아니면 자신이 미쳐가는지 알지 못했던 당신의 운명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수도,
타카스기 유즈루:신뢰 Roll기준치: | 64/32/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2년 전, 졸업식 날 졸업으로 정신이 없던 당신에게 야스라오카가 말을 걸어왔죠.
가쿠란의 두번째 단추. 심장에서 가장 가깝다고 하던가요.
쌩뚱 맞다고는 생각했지만 어렵지도 않은 일이었으니 그의 손에 그 단추를 쥐어주었습니다.
야스라오카 하코베:고작이라니.(느리게 웃음 소리를 낸다.) 타카스기. 나는... ...
다른 세상에 간 적이 있었어. 그 곳에서는 아픔도 없었는데... ... 다른 세상으로 가는 열쇠를 잃어버렸단다. 그래서 이 곳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어.
타카스기 유즈루:하, ...그래서, 내 피를 쥐어짜서라도 다시 가야겠다는 소리냐?
야스라오카 하코베:그래, 그럴려고 했어. 그래서 널 이곳으로 초대했지. 첫날에 바로... ... 그럴려고 했는데. ...(몸을 잘게 떨다가 고개를 숙인다. 상자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
너는 나에게 와줄 거라고 생각해서 너를... ... ...
... ...난 내가....
내가 보고...싶어 했던 사람은 죽일 수 없어.
타카스기 유즈루:(아픔이 뭔지 모를 리가 있나. 아주 오래 전에 생긴 병을 아직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아픔이 없는 세상이라니, 어느 누가 바라지 않을까..) ... (그러니 나는 너를 이해하지만 타인이기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게 문제였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금 가만히 서 있는 이유가.) ...야스라오카, 많이 아팠냐?
야스라오카 하코베:여전히. (짧게 말을 내뱉었다가 그저 웃어버린다. 상자 안에 있던 단추를 쥐어낸다. 무슨 말을 할지도 모른다.) ... ...그냥 네가 보고 싶었어. 그래서 널 불렀어. 타카스기. 제멋대로인데 어울려서 고맙구나. ... ... 상자가 없다는 건 알아. 열 수 있을리 없지. ... ...난 이제 그 곳으로 돌아가지 못 해.
타카스기 유즈루:... ...이제와서 그런 말은 됐다. 진심으로 보고싶지 않았더라도 너를 찾아왔을 거야. 편지를 보냈으니까. ..이대로라면 네 수명은 얼마나 남은 거지?
야스라오카 하코베:글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시 치료를 이어가긴 해야겠구나. ... ... 죽고 싶지는 않으니까. 비가 그쳤어. ....이제 돌아갈 수 있을 거란다.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아래를 향해있다. 언제나 죄악감을 느끼고 있다.) 난 네가 날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긴 했어.
타카스기 유즈루:나도 마찬가지다. 정말 의외였지. ...생각보다 사이가 좋았던 모양이군, 우리는. ... (거 봐라, 네게 있어 희망이 어찌나 무거우면 계속 고개를 숙일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상자가 없다는 건 무슨 소리냐? 넌 숨겨진 장소를 모르는 건가?
야스라오카 하코베:상자가 있었더라도 열지 않았을테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 ... 생각보다 사이가 좋았던 걸 2년 후에나 알다니 조금... 웃기긴 하구나.(바람빠진 웃음 소리가 난다.) ...그래서 이제 어쩌고 싶니? 돌아갈 거니?
네가 낡아빠진 집에 계속 머물 생각이라면 난 적어도 함께 돌아가고 싶다.
야스라오카 하코베:... 넌 여전히 나랑 같이 가고 싶니? (조금 당황한 듯 너를 바라본다.) ... .... 나쁜 의도로 초대했는데도?
타카스기 유즈루:의도대로 행동하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거냐? (못마땅히 내려다본다.) 제대로 치료 받으려면 외진 곳에 있는 건 좋지 않다. 주치의를 고용하는 게 아닌 이상.
야스라오카 하코베:어쨌든 그러긴 했잖니. ... ...넌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 네. ... ... 같이 가줄 거니?
타카스기 유즈루:... ....너는 어디로 가고 싶은 거냐?
야스라오카 하코베:... ...그냥 너랑 같이 갈래. ... .... 네가 데려가준...다면 어디라도. .... 여긴 너무... 어둡잖니.
타카스기 유즈루:... ... (눈을 끔뻑인다.) 야스라오카, 일어나. 당장 돌아가야겠다. 비가 그쳤으니까.
병은 언젠가 낫는다. 헛된 것에 걸지 않더라도. 곁에 있어주마.
야스라오카 하코베:... ...아래로 내려가면, ...
아래에 좋은 산책로가 있단다. 해변가에... ...
...산책 해볼 거니?
타카스기 유즈루:...잠깐 정도라면... ... 절벽만 아니면 돼.
야스라오카 하코베:하하...(가볍게 웃는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네게 손을 내밀어 본다.)
타카스기 유즈루:(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제 입으로 나을 거란 이야기를 했으면 저도 발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솔선수범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서 파리하고 연약한 손을 붙잡는다. 생각보다.. ...전혀 불쾌하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저주받은 저택에서 벗어납니다. 해변가를 산책해야 하니까요.
비가 내린 직후라서 갈대밭에서는 여전히 비릿한 물 냄새가 나지만,
하코베의 말대로 해변가는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우리를 집어삼킬 것만 같던 파도도 잠잠해져서 기분 좋은 소리를 냅니다.
하코베는 여전히 아픔과 싸우고, 당신또한 과거의 고통에서 기반된 병을 싸워야 할겁니다.
허나 지금 잡고 있는 손이 불쾌하지 않음으로.
모든 악과 절망, 공포가 우리를 스쳐 지나가면,
이제는 아픔에서 싸울 이는 나 하나만이 아니니까.
우리는 그런 식으로 서로에게 기대거나, 상처 입히거나,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눈에 담을 수 있을거예요.
찾아 헤매던 이상은 존재하지 않았으니 현실 속에서도 꿈으로 도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것을 열어도, 나를 인정하지 않는 곳으로 돌아올 수밖엔 없었다.
다음에 눈을 뜬다면 당신이 있는 곳이기를 바랐다.
판도라 언박싱.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