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튼 단잠을 자고 일어나면 아침 8시 입니다.
안내 시스템으로부터 익숙한 알람음이 들려오고,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안내 시스템:좋은 아침입니다, 시그마. 오늘은 지도자 폴라리스에게 특별한 일정이 없어, 운명의 탑 호위를 하면 됩니다.
네모필라의 날이므로 의무를 마친 후에는 책 한 권을 반드시 읽도록 하세요.
또한, 푸딩 설문지가 문 바깥에 붙어 있습니다.
시그마:(푸딩 설문지에...... 아무 곳에나 체크하고 밖으로 저벅저벅... 운명의 탑 감...)
시그마:운기준치: | 57/28/11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빆빆)
데네브:시그마 님, 안녕하세요? 별 일 없으셨죠? (헤헤)
(착한?)
베가:(이미 탑 근처에 쪼그려 앉아 있다.) 오늘은 한가하겠구만~.. (하품 찍찍)
시그마:(이쪽도 지루하게 있다가 문득.) 아무 일 없으면 메시지 보내지 마라. (귀찮음)
베가:(턱 굄) 싫은데? 이미 연락처 교환 했으니까 그것까지 네가 제재할 순 없지~. (실실 쪼개며)
시그마:(씹으면 되니까 상관없긴 함...... 베가 보다가 무시한다.)
야, 시그마. 그렇게 귀찮냐? 어? (벌떡 일어나서 가까이 감)
베가:하, 어젠 지맘대로 가까이 오더니 오늘은 아예 도망치려고 하네? (좀이상할수있는발언) 됐다, 됐어~!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쪼그려앉음.)
시그마:(오해 살 수 있는 발언에도 관심 없음...) 와서 할 것도 없잖아? 괜히 나대지 마라. (자리로 돌아감)
베가:아, 저 자식 짜증나 죽겠어!!!! (역정냄)
알타이르:(땀삐질) ...싸우지 마세요. (자리로 돌아온 시그마 봤다가 데네브 봤다가 베가 봤다가) 경비 외엔 할 의무가 없는데, 잠시 일 있으시다면 다녀오셔도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네모필라의 날 의무는 처음이시고 하니까... (물끄럼)
시그마:(고개 끄덕인다.) 그럼 잠시 다녀오지. (벗어나서...... 혼자 안전감찰국 국장실 가 보나?)
의무를 위해 감찰국을 들린 감찰원들이 꽤 보입니다.
국장실은 안에 사람이 있는 듯하네요! 아무래도 출근 시간이다보니... ...
시그마:(이따 퇴근 후에 가 봐야겠군... 사명의 탑 해킹하러 감...)
높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까마득한 탑입니다.
해킹을 위해 팔찌를 내밀면, [데이터 권한 요청] 창이 떠오르지만, '주의, 권한없음.'이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 [컴퓨터 사용] 보통 성공 기준으로 안내시스템과의 대항을 적용합니다.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안내 시스템: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75/37/15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야!!!!!!!!!!!!!)
사명의 탑의 데이터 권한을 활성화시켰습니다. *핸드아웃 공개
기록은 아래로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앞쪽의 일련번호는 두 글자를 제외하고 비공개 되어읽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이 계속되며 오류가 있는 식별번호가 몇몇 보입니다.
오류가 있는 식별번호는 딱히 공통점이 없고 계속해서 스크롤을 내리면 꾸준히 한 두어 개씩 발견되다가 어느 순간부터 없어집니다.
언제쯤 기록의 끝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부 하나하나 살펴보기에는 시간이 촉박합니다.
(가보자고...)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안내 시스템: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75/37/15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시그마가 사명의 탑 데이터에 침투한 흔적을 발견하였습니다.
허가 없이 탑의 권한에 침입 적발 시 부적합 포인트가 채점 됩니다. 변명할 말이 있습니까?
시그마:요즘 이런 오류가 잦군. 내가 데이터에 침투한 흔적이 있다고?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안내 시스템:시그마, 시스템에 오류는 없습니다. 현재 시그마의 위치로 추리해 판단, ▦▦▦▦...
▦▦▦-, -... ...▦▦▦ 부적합 포인트를, ...
... 시그, ▦.. ...들리나요?
시그마:... .... (태연히 한숨 내쉰다.) 제대로 들리지 않아. 이런데도 시스템이 건재하다고 말할 셈인가.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
안내 시스템:시그마, 시스템에
▦류는 없습니다. 위대한 시스템을 의심하거나 부정하는 발언을 ▦▦▦, ▦▦▦...
안내 시스템이 치칙거리다 목소리가 뚝 끊깁니다.
시그마:의심하는 게 아니라 걱정하는 거라고. (끊겼더라도 다 감시당하고 있겠지. 그러니 한 마디 중얼거리고 자리 벗어나 지하로 내려간다.)
시그마는 걱정하는 척하며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시그마:(암시장 안쪽... 살펴보고 싶어서... 감)
이전과 비슷한 거리는 삭막하고 황량해 보입니다.
무기상, 간판이 없는 가게, 식당 정도를 둘러볼 수 있겠습니다.
무기상으로 향하면 카운터에 봉사자가 앉아 졸고 있습니다.
플라네타리움식 권총을 개조해 만든 총기나 고철 따위를 조립하여 만든 무기들이 상자에 무심하게 담겨 있습니다.
총기, 도검류, 폭탄 등등 자유롭게 살 수 있지만 질이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시그마:(주변 자세히 살핀다. 이전이랑 달라진 점이라든가... 눈에 띄는 것... 없나?)
딱히 없습니다. 주인이 아예 엎드려 자기 시작했다는 것만 빼면..
시그마:(... ...간판 없는 가게 보러 감)
간판이 없는 가게로 향하면, 주인은 가게를 정리하고 있던 것인지 상자들을 한쪽에 놓아두고 있습니다.
주인: 아, 미안하지만 이제 영업은 하지 않는다네.
시그마:왜지? 그만두면, 당신은 어디로 가고?
주인: 어디로 가진 않을 걸세. 이미 난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거든. 몸이 삐꺽거려서, 하려고 해도 더 할 수가 없단 말이지. 최근에 있던 일도 그렇고.. 쯧.
시그마:최근에 있던 일? (혹시 아는 일이 아닐 수도 있으니 묻는다.)
주인: 얼마 전인가, 식당 쪽에서 난리가 났지 뭔가? 난 감찰원이 들이닥친 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니더군. 하지만 이제 저 식당은 완전 폐가가 되어선,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다네. 이 암시장도 끝이 오고 있다는 의미겠지. 그 때부터 가게를 정리하기 시작했네.
시그마:(아하. 아는 일이군. 그 생각을 끝으로 고개 까딱인다.) 모아 뒀던 자료들이나 팔던 물건들은?
주인: 그거야 뭐, 떨이로 저쪽에 팔고 있지. (상자들을 가리킨다.) 독한 술 한 병만 주면 원하는 걸 가져가게 해주겠소.
시그마:(술... 없는데... 이따 수아로킨 찾아가서 하나 뜯어야겠다는 생각...) 뭐가 있는지 구경 정도만 하지. 살 게 있다면 값을 치르고.
주인: 편하게 둘러보게. (여분 상자에 걸터앉아 시그마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린다.)
상자를 뒤져보면, 낯 익은 하얀 카드가 보입니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새하얀 카드는 분명 폴라리스의 카드입니다.
당신이 운명의 탑 테러를 막을 당시 동료 감찰원에게서 받아 사용했던 카드이기도 합니다.
시그마:(이런 게 왜 여기 있지....... 다른 것 더 뒤져 본다.)
이외엔 위조 서류뭉치나, 카드 등 구식 도구 뿐입니다.
팔찌가 상용화된 지금은 딱히 쓸모가 없는 것들이죠.
시그마:잘 봤어. 값을 치르고 싶은 물건이 있으니, 잠시만 기다려. (주인한테 말하고 수아로킨한테 저벅저벅...)
(술 뜯으러 가는 중)
수아로킨은 당신이 지상으로 올라가는 줄 알고 컨테이너 옆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살짝 쫄았음) ?
시그마:내놓으라고. 위에서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사 올 테니.
수아로킨:아, 아~! (싸가지없는걸보니백퍼시그마군) 무슨 술이 필요하신데요?
수아로킨:흠, 그럼 레몬 다섯 개로 가져와 주세요. 가게에서 제일 독한 걸로 준비해드릴게요!
시그마:그러지. (준비하는 동안 올라가서...... 레몬 좀 사 오자...)
시그마가 지상으로 올라가면, 당연히 들릴 줄 알았던 안내 시스템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습니다.
시그마는 그대로 광장으로 가 레몬을 샀습니다! 짱!
(근데 어제도 이 시간쯤 시스템이 먹통이 되지 않았었나?)
시그마:(이 시간쯤 무슨 일이 나기라도 하는 건지... 일단 수아로킨한테 레몬 던져 줌)
수아로킨:(저글링하면서 받아들음) (킹받지만 비즈니스 태도를 취하며 웃기로 함) 오케이~, 잠시 기다려주세요.
수아로킨은 이내 투명한 액체가 든 네모난 술병을 꺼내 시그마에게 건넵니다.
시그마:다음에 올 때 원하는 게 있으면 다시 사다 주지. (고맙다는 말 대신 이딴 말이나... 하고 쌩하니 감,, 나 폴라리스 카드 얻어야 돼)
그를 뒤로 한 채 벅저벅저 암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그마:(하얀 카드 집고, 술 내민다.) 값은 이걸로. 주점에서 가장 독한 거라더군.
주인: (좀 신난 기색으로 술 받아 챙긴다.) 아아, 그 카드라면 마침 잘 되었네. 예전에 만들어달라 의뢰한 사람이 있어서 예비품을 만들어 두었거든.
시그마:혹시 의뢰인 이름을 아나? 이런 정보는 비밀인 걸 알지만, 내가 아는 사람일 수도 있어서 말이지. (목소리 낮춘다.)
주인: 흠, 글쎄. 챙겨둔 서류가 있었던 거 같은데. ... (이런저런 상자를 뒤적여본다.)
시그마:운기준치: | 57/28/11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호)
뒤적거리던 주인은 이윽고 종이 한 장을 꺼내듭니다.
시그마:잠시 실례 좀 하지. (꺼내든 종이 살핀다.)
건네받은 종이를 살피면 의뢰인의 이름이 쓰여져 있습니다.
지난 번에도 이곳에서 비슷한 서류를 보았던 적이 었었죠!
시그마:(역시 사달멜리크였군......) 나머지 서류들도 확인만 해 봐도 되겠나? 약속하지. 비밀은 발설하지 않겠다고.
주인: (의아한 투로 묻는다.) 지상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소?
시그마:(고개 젓는다.) 개인적으로 확인해야 할 게 있어서.
주인: 사실 내가 뭘 아는 게 있어야 말이지. 눈 앞에서 작당모의를 해도 모른다니까. 그러니 그쪽도 살펴본다 해서 더 알 수 있는 건 없을 걸. 하여튼 둘러보게.
시그마:(한 번 끄덕여 주고 서류 쫙... 살펴봄... 뭐... 유의미한 정보 있나?)
서류를 훑어 보면, 다양한 봉사자들의 별의 이름이 쓰여져 있습니다. 죄다 위조된 신분 서류입니다.
지금은 쓰이지 않기 때문에, 만들어진 날이 꽤 오래 전으로 보입니다. 종이가 낡았네요!
시그마:확인은 다 했어. 이만 가 보지. (인사한다. 다음에 왔을 때는 이 가게가 없겠군, 생각만 하면서.)
반란분자들의 뜻이 반파된 후에도 그들은 살아가고, 암시장의 시간도 여전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슬슬 운명의 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긴 합니다.
식당은 이전 사달멜리크와 만났을 당시와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시그마:(별것 없으면... 식당 비밀 통로 아래 꽃집으로 나감...)
그쪽으로 나갔습니다. 사달멜리크 무리와 눈인사도 함
하여튼 꽃집으로 올라오면, 식당과 다를 바 없이 망가지고 어지럽혀진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시그마:(저벅저벅... 꽃집 한 번 둘러보고 운명의 탑으로 돌아감...)
(아니...... 죽길 바란 건 아니지만 죽었을 수도 있지)
감찰국 쪽에선 잔당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니 말이죠...
시그마:(도플갱어는 만나면 한쪽이 죽자나 난 감찰원인데 쟤는 반란분자야 그럼 죽어야지...)
(하긴... 불 생각 없음... 저벅...)
봉사자 둘은 서서 보초를 서고 있고, 하나는 쪼그려 앉아 심심한 듯 하늘이나 보고 있네요.
데네브:아, 돌아오셨군요. 꽤 오래 걸리셨네요? (기웃기웃)
시그마:어쩌다 보니. 안내 시스템이 조금 이상한 것 같아서.
데네브:안내 시스템이요..?! 헉, (그런말 해도 되나 조심조심 눈치 보며)
베가:... (멀뚱멀뚱 올려다 본다.) 뭐가 이상한데?
시그마:어제 지진의 여파겠지. (라고 말하지만 아니라고 생각함)
베가:그러셔? 뭘 하고 왔는진 비밀이고~? (흠)
시그마:(가까이 가서 더 빤히 보다가 속닥...) 끝나면 따라와. 재미있는 걸 구했으니까.
베가:(얌전히 듣더니 코웃음 치면서 끄덕인다.)
..아~, 배고프다. 시그마 간식거리 안 사왔어? 보통 한 사람 외출하면 사오던데~. (주머니 비었는지 봄)
베가:..레몬을 왜 가지고 있냐? (이상한사람보듯 쳐다봄)
시그마:(쳐다보는 거 관계 없이 베가 손에 레몬 올려 줌... 그리고 가지고 있는 건... 없다.)
베가:(손에 레몬쥐고있음) 지금 놀리는 거야??
시그마:(고개 기울임... 놀리는 거 아닌데... 하는 표정이겠지만 놀리는 거 맞음)
베가:........ (레몬 내려다봄) ... 생으로 어떻게 먹어. 너 바보지?
시그마:넌 먹을 수 있을 것 같길래. (칭찬인지 욕인지 의미불명)
베가:(잠시 헷갈려함) 아~, 그래. 난 생레몬도 손질해서 먹을 수 있거든? 시그마한테도 꼭 나눠주고 싶네? 안 먹는단 소리 하지 말아라?
시그마:널 위해 손수 사 온 건데, 내게 주겠다고? (빤히 봄)
베가:야, 구라인 거 알거든? 먹든가. (따라함) 라고 해놓고 지금 날 위해 사줬다고~???
시그마:(진짜 선물이었어도 똑같이 줬을 것 같아서 갸웃함) 그럼 어떻게 말해 주길 바랐는데? 더 무슨 말이 필요하지?
베가:(이자식이) 시그마, 살갑게 말하는 법에 대해 알긴 하는 건가? 선물이란 건 진심을 담아 주는 거잖아. 자, 내가 사왔으니까 먹어~. 까지만 해도 선방인 걸... (투덜대면서 레몬 껍질 하나하나 벗기고있음)
시그마:(그래도 먹으려고 껍질 까는 거 보고 웃겨짐...) 먹으려고? 절대 입에 안 댈 것 같더니. 나한테 협박하지 않았나.
베가:네 입에 직접 넣어주려고 까는 중인데, 왜? (까는 솜씨가 제법 노련함)
베가:(아놔 안저림) (꿋꿋하게 다 까서 반 똑 나눠서 척 건넨다) 정성스레 깠으니까 먹어라.
시그마:네 정성을 이 둘도 알면 좋을 듯해서. (데네브랑 알타이르 보고 베가 가리킴) 나쁜놈은 아니다.
데네브:어, 예?? 아.. 네? 네.. (얼떨떨..)
근데 생으론 못 먹는데....
시그마:베가의 정성이라고 생각해. (아무튼 자긴 안 먹음)
베가:하하, 자기 좋을 때만 꼭 저러지? 진짜 배려라곤 하나도 없는 자식.. (말은 이렇게 해놓고 왠지 마음에 들어서 웃음)
시그마:(어깨 으쓱) 앞으로 사이 좋게 지내라.
(꽁트 한 편 찍고 주변 둘러봄)
운명의 탑 주변은 벌레 한 마리도 지나가지 않아 조용합니다.
이런 호위를 9시부터 2시까지 해야한다니, 어지간히 할 일이 없나보죠..
복귀한 시그마 역시 탑의 보초를 서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교대 시간이 곧 다가옵니다.
교대조가 탑 곳곳에 서고, 의무를 마친 감찰원 세 사람과 시그마는 서로 인사했습니다.
알타이르: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꾸벅.) 레몬은 좀 많이 시더군요. 혓바닥이 얼얼합니다. (하지만 다먹었음)
데네브:수고하셨어요, 세 사람 다! 저는 책이나 좀 읽으러 가야겠어요. 오늘 푸딩도 심사숙고해서 골랐거든요~!
시그마:정성으로는 레몬을 달게 못 만드나? (베가 보고 말한 다음 고개 끄덕) 내일 보지.
베가:레몬은 원래 신게 매력이라서~? (틱틱대다가 시그마 따라하듯 고개 까닥인다.) 수고~.
시그마, 어디로 갈 거냐? (당연히 동행한다는 것처럼 빠안 쳐다본다)
(알타이르랑 데네브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진 걸 확인하고 나서야 베가에게만 하얀 카드 꺼내 보인다.)
베가:... (꺼내 보인 걸 물끄럼 내려다보다가 갸웃인다.) 이게 뭔데? (적어보라는 듯 손바닥에 펜 긋는 시늉)
시그마:(폴라리스의 카드. 말 없이 손바닥에 간단히 쓴다.)
베가:.... (읽어내고는) ..허, 잘도 찾아왔네... (시그마 손바닥에다 저도 손가락으로 간단히 글씨 쓴다.
어디에 씀?)
시그마:우연히. (대꾸하고는 대강 휘갈긴다.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는 차차 알아봐야 하겠지만, 후보군이라면 있다.
해킹할 때?)
베가:... 으음~.. (또 갸웃거린다. 네 손바닥과 제 손 착착 몇 번 부딪히고는 손 거둔다.) 이러고 있지 말고 물류센터로 빨리 가지? 시그마 네가 좋아하는 곳이잖아?
시그마:왜 그렇게 생각하지? 나보다는 네가 더 좋아하지 않나? (걸음 옮겨 물류센터로 향한다.)
베가:허, 난 별로 안 좋아하는데? 무슨 근거로 나온 말이야? (따라감)
근거야 있지. 오늘 푸딩은 뭘 골랐나?
안 골랐어. 오늘은 별로 안 땡겨서.
권한이 있는 봉사자만 이 앞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시그마:다음 네모필라의 날에는 당기겠지? (아무도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폴라리스 카드로 찍어 봄...)
베가:말은 잘 하는군. 너도 생각없이 아무거나 골랐을 거잖아? (흥)
폴라리스의 카드를 가져다 대면, ....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플라네타리움에 카드를 사용하는 곳은 이제 없으니까요.
있다면... 한 군데 생각나는 곳이 있기야 합니다.
시그마: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탑을 점거한 반란분자들을 막으러 갔을 당시, 엘리베이터는 폴라리스의 카드를 통해서만 작동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시그마:(끄덕) 대신... 저 쪽에서는 쓸 수 있을 것 같군. (네 손목에
탑이라고 쓴다.)
베가:..아아, 저 쪽. (손가락 보다가 휙 잡아서 내림) 그럼 여기선 다른 방법이 필요하겠네~.
(시스템 안 될 때 빨리빨리...)
:*[컴퓨터 사용] 보통 성공 기준으로 안내시스템과의 대항을 적용합니다.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15, 89, 100 |
+2: | 어려운 성공 |
+1: | 어려운 성공 |
0: | 어려운 성공 |
-1: | 실패 |
-2: | 대실패 |
안내 시스템: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75/37/15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15, 83, 33 |
+2: | 어려운 성공 |
+1: | 어려운 성공 |
0: | 어려운 성공 |
-1: | 실패 |
-2: | 실패 |
대항 성공. D구역의 모든 건물을 출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그마:오늘 책은 뭘 읽을 예정이지? (쓸데없는 질문하면서 들어감)
베가:응? (갑자기 그런 질문해서 멈칫) .... 글쎄, 잡지?
시그마:(질문하기 귀찮아져서 걍 멈춤... D 구역 탓탓...)
베가:...뭐야, 왜 네가 물어봐놓고 조용해져? 넌 뭐 읽을 건데? 어? 시그마!
D구역은 총 3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어디로 가볼까요?
시그마:(D1로...) 글쎄. 옆에서 떠드는 사람을 잘 괴롭히는 법이 나열된 책이 있다면 빌리고 싶군.
'신원 확인. 게이트 오픈.'이라는 글자가 떠오르고 문이 열립니다.
문이 열리면, 칸이 나뉘어져있고 유리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보관함]들이 규칙적인 배열로 세워져 있는 공간이 보입니다.
한쪽 벽에는 책상과 무언가를 조작하는 기계가 있고, 커다란 유리창이 나 있어 너머로 어떤 봉사자가 구속구가 달린 의자에 묶인 채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봉사자는 기념관 A관에 있는 기계와 비슷한 것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책상 쪽을 보면 4~5명 정도 되는 봉사자들이 책상에 앉아 유리창 너머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구속구가 달린 의자에 묶여 힘없이 앉아 있는 봉사자를 보며 마이크로 말을 겁니다.
봉사자1: 대답해보게. 우리의 지도자를 어떻게 생각하지?
어둠이 무서운가?
그들의 말에 봉사자는 꼼짝도 하지 않다가 두 번째 질문에는 몸을 떨더니, 소리를 지르며 몸을 웅크립니다.
살려주세요, 라는 말을 계속해 반복하기만 할 뿐입니다.
봉사자2: 오류를 제거했다기보다는 정신적인 붕괴에 가까운 단계군.
봉사자1: 반란분자 짓을 하고도 하수도에 처박혀 쥐 먹이가 되는 것보다는 그래도 자비롭지 않은가.
봉사자3: 너무 과한 세뇌는 보통 봉사자에게는 활동에 큰 제약을 줄 수 있어.
별 부스러기라면 모를까...
봉사자1: 최신형은 너무 성능이 좋은 것이 문제야. 인간의 뇌를 들쑤셔 놓고도 남는다.
봉사자3: A관에 있는 것은 언젠가 고장 나고 말거야. 그 구조를 수리할 수 있는 수리공조차도 없으니그렇게 되면...
봉사자2: 그만들 투덜거리지. 이럴 시간에 실험에 더 전념해야 지도자 폴라리스께서도 안심하실 테니 집중하자고.
실험체가 부족하니 실험은 계속 진행하지.
대화는 끝인 듯, 그들은 조용히 봉사자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모든 보관함에는 각각 아주 작은 흑석 조각이 하나씩 들어 있습니다.
시그마:자료조사기준치: | 50/25/10 |
굴림: | 58 |
판정결과: | 실패 |
(베가 봄)
베가:자료조사기준치: | 20/10/4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시그마:자료조사기준치: | 50/25/10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교육 이식의 연구 결과], [생명보존 진행 기록]이라는 제목이 눈에 띕니다.
찾아낸 두 개의 보관함 안에는 다른 보관함과 다르게 흑석 조각과 종이로 된 서류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시그마:(일단... 위에 있는 서류부터 본다.)
시그마:(길게 숨 내쉬고... 다른 보관함 흑석도 확인해 볼 수 있나?)
이따금 다른 봉사자들이 D1구역으로 들어오지만,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해킹하여 들어온다는 상황 자체를 생각해보지 않는 걸 수도 있겠네요!
'신원 확인. 게이트 오픈.'이라는 글자가 떠오르고 문이 열립니다.
황량하다고 느낄만한 공간에 큼지막하고 투박한 [검은 바위덩어리들]이 눕혀져 있고, 다른 바위덩어리들도 새하얀 천으로 덮어진 채 세워져 있습니다.
바위의 주변에는 쪼개진 돌조각과 [석재를 다루는 장비]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한쪽 벽에는 [어두운 녹색의 사물함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배열되어 있습니다.
사물함은 독특하게도 작은 정사각형 모양에, 팔을 어깨까지 안으로 집어넣어야 손끝이 닿을 정도로 깁니다.
코드 레몬으로 보이는 봉사자들이 바위를 자르고 다듬고 있습니다.
시그마:(베가에게만 들리도록 귓속말한다.) 이따 다시 오는 게 나을까.
베가:... 그다지 신경 쓰진 않는 것 같은데. 걸리는 점이라도 있나? (네 쪽을 바라본다.)
시그마:(베가 잠시 보다가 어깨 으쓱인다.) 그럼 됐고. (팔찌 잘 숨기고
바위 덩어리들부터 살핀다.)
베가:(저도 팔찌를 옷자락으로 슥.. 가린다.)
바위덩어리들은 흑석입니다. 이제 쉽게 알 수 있지요.
회전하는 날이 달린 장비에 흑석덩어리를 끼워 자를 수 있는 구조 같습니다.
하지만 조작이 복잡해보이며 알 수 없는 버튼이 많습니다.
시그마:(어떻게 다루는지 모르겠군. 녹색의 사물함 쪽으로 가 본다.)
사물함 위에는 흑석으로 된 액정이 붙어 있습니다. 붉은 글씨가 떠올라 있습니다.
[운명의 탑 설계도면 분실. 재제작 전까지 사물함의 열쇠를 새로 만들어둘 것.]
시그마:(반란분자들이 가져갔던 그거.... 열린 사물함 뒤진다.)
그렇죠. 당신은 반란분자들이 머물던 곳에 있던 설계도를 기억해냅니다. 그들이 가져갔나 봅니다.
열려 있는 사물함의 작은 문을 열면, 캄캄한 내부가 보입니다.
얼핏 보면 텅 비어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금방 깊숙한 끝에 작고 낡은 종이가 구겨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종이의 상태는 아주 오래된 듯 누렇게 변색이 되어 있고 휘갈긴 듯 필기체로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베가:... (종이 같이 살펴보다가) 뭔 뜻이야?
시그마:글쎄....... 나도 모르겠군. (티 나지 않게 주변 더 둘러보다가, 종이 챙겨 D3으로 들어간다.)
'신원 확인. 게이트 오픈.'이라는 글자가 떠오르고 문이 열립니다.
그 틈새로 새어나온 바람이 살갗을 스친 순간, 당신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새카만 암흑 속에서 어렴풋이 울퉁불퉁한 지면의 윤곽이 보입니다.
시그마:(베가를 물리며 뒤로 간다.) 너무 어두운데.
베가:..아까부터 자꾸 챙겨주는 것 같다? (이와중에 딴지 건다.) 걱정이라도 하나?
시그마:내버려 두면 성격 더럽다고 툴툴, 배려해 주면 왜 이러냐고 기겁. 어쩌라는 거지? (무심하게 툭 내뱉는다.)
베가:... (웃음기 어린 투로) 그러셔~. (대꾸하곤 주변 살핀다.) 어디 불 켜는 스위치라도 없나~?
시그마:(뭐가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어서 웃는 거 보다가, 벽 더듬는다.)
벽을 더듬으면 문 옆에 낡은 벽부형 1구 스위치가 있습니다.
동굴의 벽마다 일렬로 다닥다닥 붙어있는 구식의 전구가 노랗게 빛을 내지만 너머의 어둠을 모두 밝히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이곳이 실내가 아닌 규모를 어림잡을 수 없는 거대한 동굴 내부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동굴의 천장에서, 암시장의 저수지에서 들었던 소리가 크게 들려옵니다.
동굴 이곳저곳에 흑석의 원석이 울퉁불퉁하게 뒤덮여 바닥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규칙적인 배열의 가시가 뒤덮인 금속의 표면과 같은 기이한 광경입니다.
시그마:(가까이 있는 흑석에 팔찌... 대 볼 수 있나?)
팔찌를 대어보면, 가공되지 않은 원석은 아무것도 나타내지 않습니다.
동굴 안쪽으로 이동할 수 있어 보입니다. 더 나아가나요?
시그마:(더 가 본다.) 와 본 적 있어. 연결된 곳이군.
베가:..연결되었다고? (의아한 투로 물으며 따라간다.) ..그나저나 가도 되는 거야? 좀... ... (꺼림칙한지 주위를 휙휙 살핀다.)
어느 쪽으로 향해도 이 광경은 끊이지 않습니다.
벽이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나아가면, 불어오는 바람이 점차 강해집니다.
우리는 거센 바람과 함께 규칙적으로 섬뜩한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는 어둡고 커다란 구멍을 마주합니다.
표지판이 구멍 앞 중앙에 세워져 있고 동굴 입구를 봉쇄하듯 덕지덕지 붙인 테이프가 너저분하게 바람에 휘날리고 있습니다.
시그마:(베가 몸 막아 멈춘다.) ... ....
베가:... (딱 멈춰짐) 음, 이건 좀, ..많이 무서운데. 하하. 어둡잖아...
시그마:언제든 와 볼 수 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는 게 낫겠지. (너머에 뭐가 있을지도 알 수 없고. 쪽지 꺼내 본다.) 이게 뭘 말하는 걸까.
베가:..난 너보다도 아는 게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다시금 쪽지를 보다가 으쓱인다.) 차근히 정리하고 나면 깨달을 때도 있잖아?
시그마:(뒤돌아 나간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가지. (다음에 올 때는 혼자 와 봐야겠다는 생각 한다.) 다른 가고 싶은 곳 있나?
베가:... (멀뚱 시그마를 바라보다가 입 연다.) 이제~.. 책 읽어야지. 아니면 혼자 다니고 싶어졌나?
시그마:네가 있으면 도움은 돼. 그래 봤자 조금이지만. (말하고 왔던 길 되돌아 나간다.)
시그마:탑에 가 보지. 책은 그 뒤에 읽고. (운명의 탑~~~)
베가:그래봤자 조금인 도움이 꾸준히 필요한가보지? (투덜대면서 따라감)
시그마: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말을 듣고 싶나? (고개 갸웃... 하고 감찰원들 안 보이게... 어떻게... 못 하나? 은밀 행동?)
베가:훨씬 낫다는 말을 들어야 마음에 들어차겠는데? (하는 거 구경함)
시그마:은밀행동기준치: | 50/25/10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은밀하게 접근했습니다. 이틈을 타 해킹 시도를 해볼까요?
(훨씬 낫다는 말 안 해 주고 해킹해킹... 시도해 봄)
팔찌를 대면 [데이터 권한 요청]과 [입장 권한 요청] 창이 떠오르지만, '주의, 권한 없음.'이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컴퓨터 사용 보통성공 이후 안내시스템과 대항!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85, 70, 60 |
+2: | 실패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안내 시스템:..시그, ▦.. 허락되지 않은... ▦▦▦▦▦▦▦▦▦▦▦▦▦▦▦▦▦▦▦▦▦▦▦▦▦▦▦▦▦▦▦▦▦▦▦▦▦▦▦▦▦▦
안내 시스템:▦▦▦▦▦▦▦▦▦▦ 무얼 하고 있▦요? 시그마?
베가:(갖다놔짐) 뭐. 어떡하라고. (배째~)
시그마:(시스템에서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리는 척 무시함...) 책이나 읽으러 가지.
베가:...하..? 넌 봉사자가 맞긴 하냐? (어처구니 없다는 듯)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40, 30, 72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2: | 실패 |
안내 시스템: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75/37/15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71, 47, 25 |
+2: | 어려운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데이터 권한과 입장 권한에 접근이 가능합니다.
시그마:(어깨 으쓱... 하고 정보창 열어 봄...)
기록을 열람하면,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것 같은 기분 나쁜 예감에 휘말립니다.
시그마:SAN Roll기준치: | 61/30/12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시그마:(손 쥐었다 펴고, 탑 안으로 진입한다.) 흔치 않은 경험을 두 번째 하는군.
베가:음~.. 왜? 예전 생각 나서? (따라 들어간다.)
과거 운명의 탑에 진입했을 때와 다를 바 없는 풍경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중앙에 놓여있고, 카드를 인식해 작동하는 장치가 보입니다.
시그마:(폴라리스 권한 카드 복제한 걸로...... 장치 위에 댄다.)
장치가 카드를 읽어내면 엘리베이터가 작동합니다.
엘리베이터 바깥에는 윗층으로 가는 버튼 하나 뿐입니다.
시그마:(위로 가는 버튼 누른다.) 예전 생각이라기보단... 그때는 덜 반항적으로 행동했어서 말이야. (반골기질 뿜어내는 행보를 보이긴 했다.)
베가:그래? 하하.. 그렇게 기다가, 갑자기 반항적인 마음이 들었어? (문 열리면 제가 먼저 쇽 들어가버린다.)
엘리베이터 내부로 들어가면 [1] 과 [180] 버튼 뿐입니다.
시그마:갑자기는 아니지. 눈을 뜨고 나서부터 일반적인 봉사자들과는 달랐을 테니까. (1 눌러 본다.) 단지 그때는 큰 생각도, 목적도 없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자의로 움직이고 있긴 하군.
베가:하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좋은 법이지. 시그마 너는 의무가 아닌 게 문제겠지만~.. (뭐 하는지 구경함)
엘리베이터는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서 있습니다.
시그마:(아 여기가 1층이야? 그럼 180...)
엘리베이터가 속도를 높이며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플라네타리움에서 가장 높은 곳에 도달하면, 문이 열립니다.
공중 정원의 모습은 그때와 다를 바 없습니다.
베가:하아, 꼭대기에 이런 곳이 있었다고.. (사뭇 놀란 듯 말하며 앞장 서 밖으로 걸음한다.)
시그마:와 본 적 없나? (느긋한 걸음걸이로 주변 살펴보며 뒤따른다.)
베가:누가 감히 와보려 하겠어? 특수 상황이 아니고서야. (끄트머리까지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본다.) 와~, 엄청 높네.
그 당시의 참상은 모두 정리되어 없던 일마냥 깔끔합니다.
아, 베가가 서 있는 저 자리에서 알타르프가 하늘을 우러러보며 영창을 했었지요.
실같은 균열은 하늘에 여전히 자리해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 와서인지 이제 제대로 보입니다.
시그마:보이나? (허공 위로 실금 따라 긋는다.)
베가:... (한참이나 살펴보다가) 아, 보이는군. 저게 네가 말했던.. ...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누가 그림이라도 그려둔 것 같네?
시그마:기분이 어때? (짓궂은 물음일 테다. 그럼에도 괘념치 않고 내뱉는다.) 그렇게 오류를 없애고 싶어 했는데, 이제 보니 그 짓이 부질없었단 걸 알게 됐잖아.
베가:정말 섬세하지 못한 봉사자시로군. 몇 번을 말해도 모자랄 만큼..~. 왜 부질없다고 생각하지? (가면을 쓴 얼굴이 네 쪽을 향한다.) 지금이라도 오류가 고쳐진다면, 모든 걸 모른 척 하고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하.
시그마:(가면 아래로 너 지켜본다. 말투, 목소리의 떨림, 손짓 따위로도 많은 것을 파악할 수는 있겠지만, 역시나 맨얼굴만은 못 할 테다. 너를 본다고 해서 진의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닌데, 물끄러미 닿은 시선은 떨어지지 않는다.) 진심으로?
베가:그렇게 물어보는 이유가 뭐야? 서운하기라도 해서? (웃는 투로 말한다. 농담으로 들릴 법하다.)
시그마:그래 보이나? (난간에서 아래 내려다본다.) 너 알아서 생각해. 다만 묻는 거야. 다 알고도 외면하고서 이전처럼 살 수 있겠느냐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합니다. 플라네타리움이 한눈에 보입니다.
베가:아~, 나도 모르겠다. 오류가 고쳐진 적이 있어야 말이지... ... 넌 탐구심이 강해서 무지가 얼마나 큰 무기인지 잘 모르겠지, 시그마. 그런 걸 미련하다고 평하기도 해.. (벌써 흥미를 잃은 듯 쪼그려 앉아 상대를 올려다보기만 한다.)
시그마:(웃음소리는 나지 않았으나 제법 웃음기 섞인 투로 입 연다.) 내가 미련하단 말이지? 그런 소리는 난생 처음 듣는군. (알타르프가 쓰러졌던 자리의 바로 옆을 밟는다.)
무지가 무기라는 말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난, 그딴 것보다 그냥 이 세계가 마음에 안 들거든. 재미가 없지. 통일된 옷차림, 통일된 생각,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는 하루하루....... 지루해.
베가:넌 친구가 없었으니까. 열 명 있었으면 다 똑같은 소리 했을 거다. (바닥에 자라난 식물을 장갑 낀 손으로 툭, 손장난 친다. 네 말에 팔찌를 확인한다. 노이즈음만 들리고 묵묵부답. 헛웃음을 뱉는다.)
누군 안 지루하겠어?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것 말곤 다른 방법을 모를 뿐이야..~. 재수 없는 자식. 그래서 폴라리스라도 되려고?
시그마:(지금 자기가 내 친구라고 당당히 말하는 건가? 그런 의미로 너를 빤히 보다가, 천천히 뒤로 걸음 옮긴다.) 그딴 게 왜 되나? 난 저 실금이 가림판을 걷어내면 어떻게 될지가 궁금한 거지, 이 세계의 정점에 오르고 싶은 게 아니야.
알게 되면 못 먹는 푸딩을 만드는 건 사양이지. (이번에는 낄낄거린다.)
베가:정점에 올라야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결국 여기에 올라온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 아닌가~? (흘겨보곤 일어서 기지개를 켠다.) 그래서 이제 어떡할 거냐? 구경이나 하려고 왔어?
시그마:그 정점에 올라야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이 탑에 있었으면 좋겠군. (움직여서 주변 느릿이 둘러본다. 보이는 것 있나?)
이곳에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돌아가는 게 좋겠네요!
시그마:(슥슥 엘리베이터로 돌아가 1층으로 내려간다. 1층도 살펴야지.)
1층은 사명의 탑과 다르게 중심에 꼭대기와 이어진 엘리베이터가 보이고, 벽을 따라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습니다.
잡동사니들은 모두 강한 충격을 받은 듯 산산조각 나 있습니다.
시그마:운기준치: | 57/28/11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개중 부서지지 않는 책 따위나, 비교적 온전한 전자기기가 보입니다.
좀 더 살펴보면 아주 오래되어 누렇게 변색되어 있거나, 지금은 절대 볼 수 없는 형태의 전자기기 들입니다.
시그마:(전자기기 가리킨다.) 폴라리스께 이런 걸 모으는 취미가 있었나? (오묘한 비꼼이다.)
베가:글쎄? 그 양반도 어지간히 정신이 나가있겠지. (으쓱인다.) 아, 갖고 싶어서 그래?
시그마:쓸 데도 없는 걸 왜 가지고 싶어? 책이나 빌리지. (힐끔 보고 밖으로 나선다.)
베가:왜, 고쳐서 잘 쓰면 되잖아. 주워서 누구한테 팔든가. (조잘대면서 따라 움직인다.)
N관에 도착했습니다. 여러 봉사자들이 책을 읽고 있네요.
적당한 책을 빌려서 대여하거나 읽고 나갑시다!
시그마:(아무 책이나... 빌린다.) 읽고 갈 건가?
베가:... 너 무슨 책을 빌린 거야? (뭔지 봄)
시그마:(푸딩 어쩌고. 아무튼 베가 놀리는 데 진심인 듯?)
(으음~)
베가:웃기지 마. (참나 다시 꽂아두고 다른 거 아무거나 꺼내서 손에 얹어줌)
가면 쓴 히어로가 플라네타리움을 구하는 전대물입니다
시그마:(베가 취향 하나 적립함... 봐 준다 느낌으로 대여하고 저벅저벅...) 국장실에 가 볼 생각인데. (목소리 낮춘다.)
베가:(이상한 철학 제목 달린 책 하나 대여해와선 시그마 본다.) 음, 그래. 지금은 자리를 비웠나? (갸웃인다.)
시그마:글쎄.... 아마도. (일단 안전감찰국으로 향한다.)
시그마:운기준치: | 57/28/11 |
굴림: | 59 |
판정결과: | 실패 |
국장실 내부를 살피면, 자리를 비우고 없습니다. 볼일이 생긴 걸까요?
시그마:(......뭔가 불안하지만 들어가 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두운 갈색의 [책상]이 있고, 페르카드라는 이름이 쓰인 명패가 책상에 올려져 있습니다.
양쪽으로 책장이 나열되어 있으며 [보고서]들이 정돈되어 있습니다.
서랍 없는 책상은 한 켠에 필기구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책상에 납작한 흑석 조각이 붙어 있습니다.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77, 32, 88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흑석을 활성화하면, 책상 위로 홀로그램 스크린이 떠오릅니다.
스크린에는 저장되어 있는 파일의 목록이 표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특별한 내용이 있는파일은 아닙니다.
눈에 띄는 파일은 [일정]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평범한 근무시간을 제외한, 특수한 일정을 메모해둔 듯 합니다.
시그마:(일정 확인하고 베가 본다.) 뭔가를 발견한 것 같은데.
베가:.. (같이 확인한다.) 알 것 같기도 한데.. 생각나는 거라도~?
시그마:물류센터. (아마 거기서 들었던 공물 이야기일 테다.) 예전에 봤던 곳으로 가 봐야 하나.
베가:이미 다 봤을 수도 있고.. .. (가만 고민하다가 대여한 책 가볍게 들어 올린다.) 내일 가는 건?
시그마:(끄덕인다.) 그래야지. 오늘은 끝났으니까. (필기구 사이도 자세히 살핀다.)
멋들어진 만년필이 꽂혀 있습니다. 몰래 가져갈까..
책장의 보고서들을 살피면 대체로 순찰 보고서나 반란분자의 행적에 관한 보고서입니다.
시그마:자료조사기준치: | 50/25/10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중에 눈에 띄는 보고서 한 장이 있습니다.
'운명의 탑 점거 소동이 행해진 아네모네의 날, 전 세례명 알타르프의 거주지와 상점 수색을 마침.'
'상점 내부에서 지하와 연결된 통로를 발견했으나, 오랜 시간 사용되지 않은 것을 확인후 은폐하였음.'
시그마:(아는 정보네.... 다른 건 없나? 더 싹싹 뒤진다. 관찰이나 자료조사를 써서라도.)
시그마:(......안 해 봄... 해 볼까?)
시그마:(일단 원상복구 시켜 놓고 해킹하러 싹싹...)
내부를 원상복구 시킨 후, 감찰국 건물에 팔찌를 대어보았습니다.
팔찌를 대면 [데이터 권한 요청] 창이 떠오르지만, '주의, 권한 없음.'이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컴퓨터 사용] 보통 성공 기준으로 안내시스템과의 대항을 적용합니다.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100, 31, 90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대실패 |
-1: | 대실패 |
-2: | 대실패 |
안내 시스템: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75/37/15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시그마:컴퓨터 사용 Roll기준치: | 50/25/10 |
굴림: | 16, 81, 54 |
+2: | 어려운 성공 |
+1: | 어려운 성공 |
0: | 어려운 성공 |
-1: | 실패 |
-2: | 실패 |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기록된 안전감찰국의 음성 데이터를 감청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텍스트로 옮겨진 대화가 눈에 띕니다.
음성 데이터:"페르카드, 최근 동물성 식품의 저장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더군요. 무엇이 문제인지 인지하고 있습니까?"
"반란군 와해에는 성공했습니다. 문제라면~.. 그로 인해 플라네타리움이 너무나도 안전해졌기 때문이죠."
"흠, 그런 이유입니까. 인간이라는 것은 생존하기에 너무나도 까다로운 조건을 가지고 있군요."
"우리야 수명이 금방 다해갈 테니 최소량은 확보할 수 있겠지만 다른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겠군요."
...
"시스템?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
"아무리 약진이라고 해도, 지금까지 플라네타리움에서 감지된 진동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
"그것은, ...플라네타리움은 괜찮은 겁니까?"
"공물을 바치면 신은, 진정될 것입니다. 위대한 시스템께 이어받은 전승대로라면."
...
지진은 플라네타리움을 지키고 있는 신과 관련된 것일까?
시그마:SAN Roll기준치: | 61/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그마:다 본 것 같군. (짐작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묘한 표정으로 보다가 걸음 물린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베가:그럴까~. 이번엔 혼자 빠지지 말고 같이 돌아가는 게 어때? (매정한 시그마를 붙잡아봄)
시그마:(같이... 돌아가자고? 진심인가? 하고 봄)
베가:... 뭘 그렇게 띠껍게 봐? (그런 적 없음 가면 쓰고 있음) 가는 방향 어차피 똑같잖아?
시그마:얼굴이 보이나? (고개 갸웃...) 하루 종일 입을 안 쉬었는데, 말을 얼마나 많이 할 수 있는 거지? (별종 보듯이 또 봄)
베가:하? 하루종일 이만큼 조용히 다녀본 적이 없어. (답답했던 듯) 네가 과하게 과묵한 거다, 시그마. 그리고 그냥 걷기만 해도 되잖아. 굳이 대화하기 싫다는 의지를 내보여야겠어~?? (열심히 쪼잘거리며 먼저 발걸음 뗀다.)
시그마:(일단... 같이 걷긴 한다. 장족의 발전이다. 걸음 속도는 안 맞춰 주지만. 아무튼.) 너처럼 말이 많은 사람, 주변 돌아다니면서도 본 적 없다. 적성 찾았으면 감찰국 소속일 게 아니라 상점에서 뭘 팔아야 했겠군.
베가:내가 워낙 다재다능해야지. (칭찬으로 받아들이며 보폭 맞춰보려고 노력한다.) 사람 없을 땐 나도 말 안 하거든? 친한 사람한테만 이러는 거야. 특별하게 생각해주면 좋을 거 같은데? (흥)
시그마:(또 별종 보듯이 본다.) 내가 너랑 친했던가. 언제 일반 친구에서 친한 걸로 발전한 거지?
베가:아~! 됐어, 임마. (여기는 재수없다고 또 욕함) 혼자서도 살 수 있어서 아주 좋으시겠어요, 시그마 님께선?
시그마:혼자 살 수 있다고 한 적은 없지 않나. 언제 발전했냐고 물었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양 어깨 으쓱!)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내일, 너도 같이 보러 갈 건가?
베가:(어차피 선 긋는 말인 거 뭐가 다르냐고 반박하려다 만다.) ..어디를? 내가 조금이나마 필요하다면서?
시그마:가려는 곳, 어디든. (발걸음은 여전히 느긋하다.) 최종장을 열어 보기 전에는 다 안다고 할 수 없지. 그런 의미에서, 무지를 무기로 휘두를 수 있는 건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어.
묻는 거야. 그저 그런 이유로, 네가 그나마 평범함에 속할 수 있는 기회를 버려도 되겠느냐고.
베가:아~, 그 얘기였군. (어쩐지 대답에 웃음기가 담겨있다. 주머니에 손 찔러넣고 불량한 자세로 걷는다.) 슬슬 알아서 생각하라 하지 말고.. 네 생각도 말해주는 게 어때?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냐? 시그마.
시그마:(천천히 네게로 고개 돌린다. 가면을 걷으면 썩 무표정할 것이다. 무덤덤하다 못해 귀찮아 보이든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한가?
베가:중요해. 나에게 있어... ...이 플라네타리움에서, 네 존재가 제일 중요하다고 여겨지거든? 부정할 생각 마. 너는 특별하잖아, 하하하.
시그마:특별하다고? (평범하지야 않겠지. 바꿔 말하면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문제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크게 공감되는 소리는 아니다. 따라서 반응 역시도 꽤 미적지근하다.) 어느 부분이? 흐름을 거스르는 점?
베가:음~, 여지껏 살아온 삶이 무지였다는 걸 알려줬다는 점에서, 라고 해야 하나~? 이유가 무슨 상관이야? 내가 그렇게 느낀다고.
(어긋난 삶을 부정하며 살아왔기에 선택에 두려움을 느낀다. 솔직히 말하자. 책임전가다.) ..그래서 네 바람은? 스무고개 할 생각은 아니겠지?
시그마:필요하지. (담백한 대꾸가 돌아간다.) 하지만 넌 돌아갈 수 있다면 완전히 무지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 아닌가? 그 상태에서 내 필요 유무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는데. 다 알고 나서 후회해 봤자 늦어. 네 원망을 받아 주거나 대리 선택한 책임을 져 주지도 않을 거고. 그러니 네가 선택해.
나의 필요와 너의 의지는 완전히 별개야.
베가:(웃음소리가 초라하게 흩어진다. 변조된 음성. 제 목소리도 아니고 타인의 것도 아니다.) ... 누군가를 원망해봤자 나한테 돌아오는 거 알아. 책임이 나에게 뒤따르는 것 또한. (한숨을 길게 쉰다.) 시그마, 나는 네가 아니라 지금 뒈지게 무섭다고. 좀 받아줘도 되는 거 아냐? 진짜 재수 없다니까. ... (걸음이 느려진다.)
....내가 필요하면 아무 때나 불러. 따라갈테니까. 하아, 뭐.. 필요하지 않아도 불러주면 좋겠지만. 그걸 바라는 것도 사치겠네.
시그마:(완벽하게 마주한다. 가면을 쓴 인간들. 이 검은 것을 벗는다고 해서 진짜를 내보일 수 있는 인간이 얼마나 될까. 차라리 이 아래 있어 솔직해질 수 있는 것인지도. 뒷목 주무른다.) 지금 받아주는 게 훨씬 두렵지 않겠어? 달램받고 서는 게 네 의지이리라고 확신할 수 있나? 너 혼자 뛰어가라고 한 것도 아닌데 뭐가 그렇게 두렵지? 어차피 알게 되든 아니든 네가 봉사자인 이상 평범하지 않은 존재라는 점은 변치 않는데.
부르든 아니든 따라올 거면 따라와. 말했잖아. 별개라고. 아니면, 내가 하고 싶다고 하면 뭐든 같이할 텐가?
베가:...하하.. 뭐든 이라... 시키는 거 봐서. (장난스레 대꾸한다.) 너도 알지? 너 진짜 마음에 안 들어. 그래도 이렇게 까지 말하는 거 보면 날 덩그러니 두고 갈 인간상은 아닌가 보네. 네가 나를 우유부단한 머저리 취급해도 동행해주겠다 이거야. 알겠냐? (멈춰 선다.) 너는 좀 나라는 존재를 행운으로 여기라고..
아, 기분 나빠서 주거 구역으로 돌아가기 싫어졌어. 산책이나 더 해야겠군. 잘 가라, 시그마.
시그마:(가만히 보다가 물러선다. 그대로 돌아설 것 같던 걸음은 잠시 멈춘다.) 우유부단한 머저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바보 같다고는 생각했네. 특별은 무슨. 이질적인 존재로 태어나 정 붙인 적도 없는 세상이 바뀌는 게 무슨 대단한 변화라고....
(심드렁하니 이야기하고 발 뗀다.)
변한 것 없는 일정한 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책을 읽고 하루를 마무리하면 적당히 시간이 흐르겠네요!
시그마는 일찍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당신은 팔찌를 통해 온 통신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수신인은 비밀감찰반장, 감찰국장인 페르카드입니다.
페르카드:... ... 아, 아. 시그마? 들리나?
이런.. 늦은 시간에 통신을 하게 되어 미안하게 됐어. 그래도 괜찮지?
시그마:괜찮습니다. (안 괜찮다고 하면 어쩌려고. 살짝 짜증 났지만 대강 본론 꺼낸다.) 무슨 일이십니까?
페르카드:본론을 바로 말해주지.
잠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예배당으로 나와. 거절은 받지 않겠네.
시그마:(이야기를? 나와?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일어선다.) 막무가내시군요. 거절이 빼앗을 수 있는 권리인 줄은 몰랐습니다만.
가죠. 예배당에서 뵙겠습니다.
지금 시각이라면 외출이 금지되어 있는 상황일텐데요...
당신은 처음으로 그에게 통신을 걸어보았습니다.
시그마:(무시한다. 어차피 말하면 잘못 건 게 아닌 걸 알 수밖에 없다.) 예배당. 페르카드가 불러내더군.
아무 때나 따라올 거면 따라오든가. (뚞. 끊는다.)
시그마:(그리고 먼저 예배당으로 간다. (^^))
예배당으로 향하는 길에 베가에게서 메세지가 왔습니다. 확인해볼까요? ㅎㅎ;
시커먼 로브와 가면을 쓴 봉사자 한 명이 입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페르카드:의외로 빠르게 와줬군. 한참 기다려야 할 줄 알았더니.. 하하. 연락을 한 번 더 할까 생각도 했다니까. 그래, 어서 오게.
시그마:(조금 떨어진 곳에 선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감찰국장 직위가 쉽게 시간을 어겨도 될 자리는 아닐 텐데요.
페르카드:나보단 코드 직급이 낮은 자네가 더 문제지. 쉽게 어겨도 될 자리는 아니잖아? (말투를 따라하더니 웃는다.) 하하.. 시덥잖은 주제는 그만두고. 자리부터 옮길까? 주변 경관이 마음에 들어야 이야기 할 맛이 나서. (제멋대로 걸음을 옮긴다. 예배당 뒤뜰로.)
시그마:(알아서 잘 올지 모르겠지만, 메시지 보내기에는 여의치 않다. 대강 바닥을 꾹꾹 눌러 최대한 신발 자국 남기며 뒤뜰로 향한다.)
설마하니 맨홀로 다가가진 않지만, 벤치에 앉아 꽃과 나무를 바라봅니다.
페르카드:(발로 흙을 차내다가 불쑥 말 건다.) 국장실 탐방은 좀 어땠지?
시그마:(고개 기울인다.) 국장실은 왜 물으십니까? (알고 왔든 아니든 시치미 뗀다.)
페르카드:정형화된 시스템은 눈치채지 못하는 사각이었겠지만 나는 다르거든. 코드 옐로그린이 제한 구역에 접근한 흔적 쯤이야 쉽게 발견할 수 있지. ... 아, 걱정 말게. 어차피 안내 시스템은 지금 작동하고 있지 않으니까.
솔직히 답해주면 되는 거야. 국장실 말고도.. 하하, 그래, 물류센터라든가.
시그마:국장실 탐방이든, 다른 곳이든 별로 재미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플라네타리움은 평화롭지 않습니까. (뒷짐진 채 능청스레 페르카드 본다. 조금 당황한 기색도 섞어 준다.)
페르카드:으음, 곤란한데... 하지만 자네 같은 타입은 꽤나 익숙하지. (고개 들어 시그마를 마주한다.) 선물이라도 줄까 했었는데 말이야. 어떻게 해야 털어놓고 답해줄 건가?
시그마:그렇습니까?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웃는다.) 어디서 저 같은 타입을 많이 만나 익숙해지셨는지 모를 노릇이군요. 으음, 뭐, 반동분자라든가? 저도 한 번 속았던 적이 있습니다.
페르카드:하하, 반란분자와 어떻게 심도 깊은 대화를 하지? (익숙하게 웃었다.) 일부러 국장실을 비워준 건데, 이것 참 서운한 걸. 한 가지 알려줄까? 이 세상에 영원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하네. 영원할 것 같은 이 플라네타리움도 말이야. ...
구구절절한 사연은 제쳐두고, 계속 할 생각인가?
시그마:(흐음. 낮게 침음하며 삐딱하게 선다.) 그래서, 무슨 생각이십니까?
페르카드:말했지 않나? 선물을 주고 싶네. 영원이 반복되면 지루하지. 누군가 그러더라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붉은 아네모네 한 송이를 꺾는다. 여린 줄기를 손 끝에 쥐고 상대에게 건넨다.) 자, 반란분자라면 술 정도는 혼자 주문할 수 있겠지.
블러디 메리를 달라고 해. 값은 이것으로 충분할 걸세.
시그마:꼭 죽음을 겪을 일이 없는 사람처럼 말씀하시는군요. (이후 별다른 말 없이 꽃 받아든다. 꽃을 잠시 응시하다가,) 반란분자처럼 보였다니 유감이군요. 선물은 잘 받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
페르카드:(예배당으로 이어지는 길에 시선을 돌린다.) 친구를 데려왔나? 성격에 맞지 않게... 잘 대해줘. (친절한 척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뒤뜰을 빠져나간다.)
그가 자리를 벗어나고, 뒤뜰엔 당신만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런 줄 알았는데, 조금 뒤 봉사자 한 명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옵니다.
페르카드가 돌아온 건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베가:시그마. 저 인간 뭐야? 기분 더럽게 하네.
베가:그건 아니고. 잘 숨어있다 생각했는데 내 쪽을 빤히 보고 가더라. 가면 너머로 그게 다 느껴지더라니까? 하여튼 재수 없는 인간이 플라네타리움에 왜 이렇게 많아..
시그마:네게는 플라네타리움보다 다른 곳이 어울리겠군. (아무렇지 않게 대꾸하고 맨홀 앞에 선다.) 아래로 내려갈 거야.
베가:... ... (답 없이 바라보다가) 왜? 무슨 이야기 했는데~?
시그마:영원할 것 같은 플라네타리움도 영원하지는 않고, 영원은 반복되면 지루하다던데? 그러더니 웬 꽃 선물을 주더군. (손에 들린 것 흔든다.)
그래서 확인해 보려고.
베가:.... (?) 너한테 관심이 좀 많아 보이는데..? (헛소리 하면서 맨홀 열고 아래로 내려감)
시그마:저런 노인네는 별로. (막말하면서 아래로 슉 내려감)
두 봉사자는 맨홀을 통해 지하수도로 내려옵니다.
시그마:(수아로킨이 있는 곳으로... 고...~)
흔드는 용의 벨이 컨테이너 창문 근처에 놓여 있고, 수아로킨은 자리를 비운 상태입니다.
시그마:(흠...) 자리에 없군. (당연한가.... 안쪽 시장으로 들어가 볼 수 있나?)
흠.. 수아로킨을 찾으러 온 거라면 벨을 흔들어 보는 것이?
딸랑~ 맑은 소리가 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커튼을 걷고 수아로킨이 걸어나옵니다.
수아로킨:음? 이 시간에 손님이.. 하여튼 어서오세요~!
시그마:(꽃 보여 준다.) 블러디 메리를 줬으면 좋겠는데.
수아로킨:아... ... (붉은 아네모네를 가져간다.) 그 단어 들은 지도 아주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수아로킨은 잠시 기다려달라 한 후, 붉은 술 한 잔과 무언가를 당신에게 건넵니다.
수아로킨:예전에 누가 맡아둔 물건인데, 내용물은 잘 몰라요. 하여튼 필요하신 거죠?
건네받은 것은 투박하고 작은 주머니입니다. 무언가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꺼내어 확인해볼까요?
베가:야, 시그마. 뭐야? 그 술은 왜 주문한 건데? (기웃거림)
시그마:그쪽에서 주문하라고 하기에. (주머니 열려다가 멈춘다.) 볼 건가?
베가:..대단한 거라도 숨겨두셨나~? 궁금하니까 빨리 열어봐. (당연히 보겠다는 듯)
시그마:(네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미묘한 웃음 머금는다. 대꾸 없이 주머니 연다.)
꺼내어 살피면, 새하얀 수정조각이 달린 목걸이입니다.
따뜻한 빛을 내는 수정은 속에서 은은하게 빛알갱이가 흐르는 중입니다.
베가:.... (그냥 보고만 있다가) ...이걸 감찰국장이?
시그마:어. (이게 뭐지. 가만히 본다. 뭐에 쓰는 물건인지... 짐작 가는 곳 있나... 지능 판정 가능?)
시그마:지능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느 곳에 쓰이는 용도인지는 파악하기가 어렵네요.
확실한 건 감찰국장이 수아로킨에게 맡겨두었다가, 당신에게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새하얀 수정조각이라니... 흑석도 아닐테고, 이런 걸 어디서 구했을까?..
시그마:(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뭐로든 쓰이겠지. (수아로킨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다시금 위로 올라간다.)
늦은 밤에 하는 산책은 처음이군. (베가 본다.) 이제 웬만한 범법은 눈 깜짝도 안 한다 이건가?
베가:(맨홀 위로 기어올라와선 옷자락을 툭툭 턴다.) ..하, 시스템한테 말이라도 걸어보지 그랬어? (제 팔찌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젠 대답도 안 해주던데? 멀쩡했다면 지금쯤 나한테 부적합 포인트를 먹여줬겠지.
시그마:작동 안 한다더군. (참 이상한 세계다. 보이지 않을 균열을 잠시 올려다보다가, 발 내딛는다.) 이제 기분은 좀 풀리셨나? 네 일상에 해가 될 수도 있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 것 보면.
베가:..아하, 신경 쓰이셨어~? 그래놓고 내 메세지 또 씹었지? (이죽댄다.) 아까 못 다한 산책이라도 같이 하자고? (졸졸졸)
시그마:널 버릴 생각이었으면 여기까지 불러내지도 않았겠지. (무던히 이야기하며 걷는다.) 단순해서 다행이로군.
베가:머리 터질 때까지 생각하다가 단순하게 구는 거니까~. (걸음 속도를 맞춘다.) 밤 산책도 나쁘지 않네? 시스템이 먹통이라서 이런 짓도 해보고. 이제 네 할 일은 끝났나?
시그마:애초에 할 일이라고 정해 둔 선이 없었지. 적당히 영원한 플라네타리움이 깨지는 꼴을 지켜보는 것까지라고 해 두지. (가볍게 숨 내쉰다.) 그래서, 답은 나왔나? 여기 온 걸로 계산 끝냈다고 봐도 되겠지?
베가:이런.. 네 말대로 답은 이미 줬잖아. 잠깐 기분 나빴을 뿐이지, 선택은 한참 전에 끝났어. (노골적인 시선을 네게 둔다.) 이만큼 했으면 너도 나한테 하나 알려주지? 여전히 궁금해서 못 참겠는데.
시그마:(선택은 한참 전에 끝났다, 라. 그러면 정말로 단순히 위로라도 받고 싶었던 걸까. 담백한 눈초리가 네게 닿는다.) 뭐가 궁금하지? 딱히 숨긴 건 없다고 본다만.
베가:뭐긴, 네 이름이지. (팔에 달린 족쇄가 완전히 망가지기라도 한 것 마냥 당당히 묻는다.) 알려줘.
시그마:(이번에는 제대로 웃는다. 웃음소리가 흩어진다.) 이름이 왜 궁금한데?
베가:(삐딱하게 고갤 기울였다.) 듣고 싶어서. 계속 꽁꽁 숨기시겠다?
시그마:알려 줄 필요성이 없었을 뿐이지. 부르지 못하는 이름에 의미는 없으니까. 그러니 같은 맥락에서, 굳이 알릴 필요가 없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고.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래도 궁금한가?
베가:어, 궁금해. (픽 웃는다.) 부르지 못하는 이름이라니, 시스템이 나가떨어진 지금은 오히려 부르기 제격이잖아. 내 이름 다시 알려줄까? 그러고도 목숨줄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마음이 좀 생기려나~?
시그마:(시스템이 영원히 작동하지 않을 것처럼 구는 게 웃겼다. 이런 주제에 무섭다느니, 뭐라느니. 장난스러운 어조를 흘리고는 가볍게 세 글자 뱉는다.) 백선호. (그 뒤로 덧붙인다.) 친히 알려 줬으니 잊지 마.
베가:백선호. ...와, 이름 한 번 멀쩡하네. (웃음기를 그득 담은 채로 답해준다.) 고맙다?
시그마:이름도 재수 없을 줄 알았나? (네 말버릇 따라 하고 집으로 걸음 옮긴다.) 간다.
베가:독심술 하냐? (대꾸해주곤 순순히 끄덕였다.) 가라, 백선호~. 시스템 돌아오면 꼭 말해. 그땐 시그마라고 부를테니까~? (끝까지 장난조인 채로 제 주거구역에 쏙 들어가버린다)
어찌되었든 봉사자로서 주어진 의무도 끝마쳤습니다.
당신은 심하게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퍼뜩 잠에서 깨어납니다.
아직은 밤인 것인지 너무나 어두워서 바깥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진동하는 땅, 쿠르릉거리는 천둥소리 같은 굉음이 불규칙적으로 계속됩니다.
바깥으로 나서면, 공포에 질린 봉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길에 웅크리고 있습니다.
봉사자들이 바깥에 나와 있다니.. 활동이 가능한 시간대인가요?
그러나 온통 밤이 된 것처럼 하늘도 어둡습니다.
새카만 구멍이 뚫린 것처럼 공허하고 깊어 보입니다.
시그마:SAN Roll기준치: | 61/30/1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1
지진이 왔다면 가장 먼저 알림을 주었을텐데...
통신을 하면, 몇 초만에 상대가 연락을 받습니다.
베가:..운명의 탑으로 나와있었는데. 알람이 안 울려서 지각한 줄 알았거든? 그거 걱정할 땐 아닌 것 같더라고.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린다.) 너도 여기로 나와라.
시그마:알겠다. 운명의 탑 앞에서 보지. (통신 바로 끊고 운명의 탑으로 간다.)
운명의 탑 앞으로 향하면 주변은 휑합니다. 봉사자 한 명이 서 있습니다.
베가는.. 손에 낡은 가방 하나를 들고 있습니다.
베가:시그마. (얼른 뛰어 다가간다.) 다친 곳 없지?
시그마:(걱정에 헛웃음 뱉는다.) 누가 누구를 걱정해. (당연히 다친 곳 없겠지만 한 번 죽 훑고, 가방 턱짓한다.) 뭐야.
베가:..내 주거구역 앞에 누가 두고 갔던데? (네 쪽으로 휙 던져준다.) 말해두지만 나도 아무 일 없었다~.
시그마:그래 보이는군. (가방 받아 연다.) 감찰국장인가?
가방을 열면, 단 하나의 내용물이 들어 있습니다.
끌과 순간 절단기가 붙어있는 특이한 형태의 막대... 팔찌를 절단하는 도구입니다.
베가:감찰국장이 왜 나한테? (영문을 모르는 상태)
시그마:어제 네가 온 걸 알았으니까. (도구 살피다가 절단기 아래 팔찌 넣어 자른다.)
시그마는 설명서에 따라 절단기로 팔찌를 잘라내었습니다.
초침 소리에 맞춰 절단을 끝내면, 팔찌는 너무도 쉽게 떨어져 나갑니다.
옐로그린의 불빛을 비추던 팔찌에서 불빛이 사그라듭니다.
베가:... 미친, 시그마! 그래도 되는 거냐?? (손목 붙잡고 급하게 살펴본다.)
시그마: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안 하는 세상에서 이런 팔찌가 무슨 소용이 있는데? (오히려 되묻고는 가벼워진 손목 돌린다.)
베가:(멍하니 보다가 놓아준다.) ... ... ...그럼 너, 지금.. 가면 벗을 수 있는 거냐?...
시그마:왜, 보고 싶어? (퍽 짓궂은 투다.) 너도 자를 건가?
베가:..후우... 이 자식은 왜 이렇게 과감한 거지? (옷자락 잡고 운명의 탑 가까이 걸어간다.) 밤 중에 생각해본 게 있는데, D구역인가, 거기서 봤던 메모 말이야? 그게 엘리베이터랑 관련이 있는 것 같아서. 운명의 탑으로 다시 들어가 볼 생각이었거든.
베가는 가까이 다가가 운명의 탑을 건드립니다.
베가:우선 그것부터 확인하고... 내 팔찌도 끊어줘. 어때?
시그마:그러지. (흔쾌히 수락한다. 운명의 탑 안으로 발 들인다.)
베가:(걷다가 문득 묻는다.) 하얀색 카드 가지고 왔냐?
시그마:(그 돌이랑... 카드랑... 다 가지고 왔을 듯?)
엘리베이터에 카드를 대고 작동시키면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옵니다.
베가:180111801이라고 쓰여졌던 거. 엘리베이터 버튼을 같은 순서로 누르면 어떻게 되지 않나 싶은데. (동의 하냐는 듯 시그마 본다.)
시그마:해 봐. (고개 주억인다.) 어차피 뭐든 해 볼 수밖에 없지 않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면, 베가가 1층과 180층의 버튼을 번갈아 누르기 시작합니다.
이후 엘리베이터는 미끄럽게 상승하며 작동합니다.
탑의 옥상, 180층에 도달할 것처럼 끊임없이 올라가던 엘리베이터의 숫자가 179층에서 멈춰섭니다.
지독한 쇠 비린내와 먼지,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어두컴컴한 공간을 맴도는 정적이 등골을 오싹하게 합니다.
베가:... (욕 할뻔한 걸 삼키곤) ..나가볼까?
시그마:(천천히 엘리베이터 밖으로 발 내딛는다.)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와 발을 내딛을 때마다 참방거리는 물소리가 들립니다.
아래를 살피면 피인지 녹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새빨간 액체로 바닥이 잠겨 있고, 오래된 책이나 전자기기들이 그 물 속에 처박혀 못 쓰게 된 상태입니다.
내부는 옥상과 마찬가지로 원형 모양으로 된 공간입니다.
공간의 4분의 1은 울타리로 막혀있고 아래가 1층까지 뚫려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고 다른 벽에는 너덜너덜해져서 가득 쌓인 [책의 더미]와 [책상]이 있습니다.
한구석에는 옷장과 낡은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그 침대에 폴라리스가 앉아 우리를 바라봅니다.
폴라리스:(웃는 듯한 변조음이 들린다.) 살아 있지. 그러는 봉사자 분들께선 어쩐 일로 이곳까지 오셨습니까?
시그마:아래에서는 난리가 났던데, 그쪽은 꽤 평화롭군요. (주변 꼴은 아래보다 더하다만. 웃기까지 하는 걸 보니. 담담히 묻는다.) 예상하고 있었나?
폴라리스:신께 노여움을 사 잠시 재해가 일어났을 뿐입니다. 내일이면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복구되고, 플라네타리움은 평화를 되찾을 겁니다. 이 사건은 아주 작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곧 지워지겠지.
그러니 돌아가는 게 어떠십니까? (몸을 일으킨다.) 두 사람 다 쌓아 올린 게 있지 않으신지요.
시그마:있나? (스스로에게 반문해 봤으나 딱히 그런 것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래서 베가에게 물었다.) 있나?
베가:..왜 나한테 물어봐? (어처구니 없다는 듯 또 반문한다.) 미안하지만 올바른 삶을 사는 건 포기했거든요, 폴라리스. 완전, 음.. 반란분자라고 해도 되겠네요?
폴라리스:세상에 의구심을 갖고 태어난 자들이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삶에 불편함이 생길 정도. (고개 돌려 주변에 눈길을 둔다.) 파헤치려고 도달한 것이라면 이곳에 쌓인 진실을 알아보는 게 어떠십니까. 대화는 그 후에 이어서 하죠.
폴라리스는 이곳을 둘러보라는 듯 시선을 우리에게로 다시 둡니다.
시그마:(참 고고하군. 가벼운 감상을 끝으로 책의 더미로 먼저 간다.)
물에 젖어 붉은 얼룩이 진 책과 파일이 아무렇게나 펴진 채 쌓여 있습니다.
시그마:자료조사기준치: | 50/25/10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나 살펴보니, 낡은 보고서 파일이 하나 보입니다.
시그마:(책상으로 걸어가면서 액체 잠시 살핀다.)
바닥에 깔린 액체는 물과 쇠비린내 나는 다른 무언가가 섞인 듯합니다.
책상 위에도 물에 젖어 얼룩덜룩한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시그마: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개중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투박한 기기]와 [커다란 정육면체의 모니터가 달린 기계]가 눈에 띕니다.
손 안에 들어오는 얇은 판 모양의 투박한 기기입니다. 판은 충격을 받아 금이 간 흔적이 있습니다.
홀로그램과 다른 새하얀 창에는 어떤 영상이 켜져 있습니다.
재생하면, 어떤 사람들이 카메라를 향해 당신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가면을 쓰지도, 제복을 입지도 않았습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잠옷같이 헐렁한 하늘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몇몇 있습니다.
중앙에 있던 이가 카메라를 향해 입을 엽니다.
"먹여주고 가르쳐주던 인간들은 모두 떠났고 제물이 되어야 했을 클론들이 반란을 일으켰어."
"지상에 독가스가 가득 차 있어. 그 클론들은 죽었겠지만."
"이대로라면 우리도 굶어 죽거나 얼어 죽을 거야. 지금 이걸 보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그래도 지하가 살만해졌다는 거겠지. 그 때엔 독가스도 환기되어 괜찮을 거야."
"무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떠오르는 일이 한 가지 있어."
"다시 그분을 영접해야 해. 인간들이 우리에게 가르쳐줬어. 우리가 태어난 것은 그분 덕이라고."
"아직 메인 시스템은 살아있어, 전력도 남아있고 우리가 새로운 클론을 지하로 운반해올 수 있게 만들었지."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그 뒤는 당신의 차례야. 우리들의 수명은 인간에 비해 길지 않아."
"당신이 죽을 날도 언젠가는 와. 그 날에는 이 일을 이어받을 클론을 찾아야겠지."
"그 전까지는 우리들만의 비밀이야. 모두에게 얼굴을 가리게 해."
"그들은 자신의 얼굴이 서로와 같은 게 이상하댔어. 그래서 반란을 일으키고 죽은 거야."
"행운을 빌어, 우리의 보금자리 플라네타리움을 지켜. 미래의 지도자 폴라리스."
이외에 두 개의 영상이 더 있습니다. [2021-05-22], [2021-09-06]
어느 어두운 방 안,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몇 명의 사람이 보입니다.
카메라를 든 사람은 계속해서 쓰러져 있는 사람을 찍고 있고, 방 안의 어둠 속에서 재빠르게 새카만 형체가 쓰러져있는 사람을 하나씩 낚아채 삼킵니다.
그 자리에는 번들거리는 혈흔 자국이 길게 남습니다.
시그마:SAN Roll기준치: | 60/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
(09-06을 확인한다.)
어둠 속에서 헐떡이는 숨소리가 거칠게 들립니다.
주변에서는 시끄럽게 비상벨 소리가 울리고 있고, 동영상을 찍고 있는 사람은 정작 자신이 영상을 찍고 있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는지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침내 어딘가에 닿은 그가 쇠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쾅쾅쾅 들립니다.
그 뒤,소름끼치는 목울림 소리가 들리고 영상의 주인공은 겁에 질린 듯 비명을 지릅니다.
살려달라고 비는 그의 목소리가 무색하게, 크게 무언가에 부딪혀 충돌하는 소리와 함께 영상이 끝납니다.
시그마:SAN Roll기준치: | 59/29/11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정육면체 모니터 기계 본다.)
기계는 투박하고 오래되어 먼지가 얼룩덜룩합니다.
모니터 옆에 전원버튼으로 보이는 금속 박스가 있습니다.
누르면, 검은 화면에 초록색 글씨로 된 리스트가 줄줄이 떠오릅니다.
읽어보니 탄생한 날짜와 식별번호와 함께 별이름, 본명이 함께 표시되어 있습니다.
시그마:(6개의 이름... 확인할 수 있나? 예전에 동굴에서 봤던 것과 동일한가....)
시그마:(... ...알타르프 이름 확인해 볼 수 있나?)
이민혁. 식별번호 C250703. Altarf.
시그마:(베가 잠시 보았다가, 시선 돌린다. 사달멜리크는 백선호. 알타르프는 이민혁. 폴라리스 검색한다.)
백선호. 식별번호 D282512. Polaris.
베가:하, 알타르프? 반란분자 아닌가? (시그마 빤히 본다.)
... (그리고 나 네 이름 안 잊었는데. 직후 검색한 별의 이름도 빤히 봤다.)
시그마:(이름이 드러나자마자 무표정하게 화면만을 바라본다. 역겨워라. 치미는 격한 바람을 참고 기계에서 손 뗀다. 책상 뒤진다.)
너도 반란분자라며.
베가:반응이 왜 그 모양인데? (미심쩍은 투다.)
시그마:어떤 반응을 바라나? (옷장도 열어젖힌다.)
베가:아, 친구 없다더니 한 명 만든 줄 알았잖아.
물을 먹어 아래가 시커멓게 곰팡이가 핀 옷장입니다.
옷장에는 새하얀 제복들이 더럽혀지지 않게 옷걸이에 걸려 있습니다.
근처에 미동 없이 서 있던 폴라리스가 이제 입을 엽니다.
시시하네, 하나같이....... 가축처럼 사육하기에 더 엄청난 게 숨겨져 있을 줄 알았더니.
폴라리스:말이 심하군요. 가축으로 살 지언정 저 아래에 있는 이들은 지금에 만족하고 있을텐데. (갸웃인다.) 이제 당신들에게 제안할 건 한 가지입니다. 이대로 돌아가 플라네타리움에서 조용히 지내는 것.
그렇게 살아간다면 특별히, 코드를 승진시켜드리죠. 아니, 당신들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곧 시스템이 복구될테니까요.
시그마:(폴라리스의 말을 끝까지 듣기는 했으나, 그에 답을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엉뚱한 물음 던진다.) 궁금한 게 있는데. 지금 시스템은 제 기능을 잃은 상태인 거겠지? 그렇다면 시스템 하에 관리되고 있는 규율들도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일 테고.
폴라리스:(간극 뒤에 대답한다.) 그게 왜 궁금하십니까?
시그마:(대꾸 않고 폴라리스에게 다가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가면 들춘다.)
당신이 가면을 들추려 하면 폴라리스는 빠르게 물러섭니다.
폴라리스는 이내 품에서 지급받은 권총을 꺼내듭니다.
폴라리스:아까 내건 조건은 다 없던 걸로 하죠. (장전하고 총구를 겨눈다.) 이제부터 반란분자를 척결하겠습니다.
시그마:... ...재미없네. (재빨리 옥상으로 올라간다.)
시그마:민첩기준치: | 80/40/16 |
굴림: | 7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폴라리스:민첩기준치: | 80/40/16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민첩 대항 실패로 전투 페이즈에 돌입합니다.
:*시그마>폴라리스>베가 순으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시그마:플라네타리움식 반자동 권총기준치: | 80/40/16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4 |
폴라리스:회피기준치: | 50/25/10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그는 피하지 못하고 탄에 맞습니다. 체력 -4
베가:정신기준치: | 50/25/10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베가, 주문의 효과로 어떠한 언행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이나, 신체의 공격을 받으면 풀려납니다!
주문으로 인해 베가의 턴이 생략되어 넘어갑니다.
시그마:플라네타리움식 반자동 권총기준치: | 80/40/16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피해: | 6 |
당신은 다시 한 번 폴라리스를 사격합니다. 정확히 명중했습니다. 체력 -12
폴라리스:건강기준치: | 30/15/6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시그마:비무장기준치: | 85/42/17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6 |
폴라리스는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습니다.
베가:아니 이런 씹!!!!! (어디를 꽁!함?)
시그마:(머리라고 생각하고 쳤는데 너무 아플 것 같으니까 어깨 쳐 줌)
베가:(아) 시그마? 나 어깨가 떨어져 나갈 거 같은데? 죽고싶어?
시그마:그러게 누가 멈추랬나? (베가 들고 엘리베이터 탄다. 옥상으로 튄다.)
베가:야, 잠깐. (들린 채로 엘리베이터 타짐)
하늘은 여전히 캄캄하고, 위로 보이는 균열은 그 중에서도 가장 선명합니다.
세찬 바람이 불어오고, 비린 냄새가 어느 정도 날아가는 듯합니다만..
베가:....여기서 뭘 어떻게 해? (멍..)
시그마:(하늘 바라보다가 179층으로 다시 돌아가 본다.)
(폴라리스 죽일까....)
쓰러진 그의 품을 뒤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그마:운기준치: | 57/28/11 |
굴림: | 59 |
판정결과: | 실패 |
시그마:(없네. 없으면 없는 대로 옷장에서 옷 꺼내다가 두껍게 묶어 둔다.)
그의 소지품을 살피면, 작은 버튼으로 된 [리모컨]과 [쪽지], [폴라리스의 카드]를 발견합니다.
쪽지는 구김이 심하고 물에 젖었던 것처럼 빳빳한 감촉에 오래되어 누렇게 변색된 상태입니다.
[제물은 3일에 한 번씩 연구소로 올라가 바친다. 누군가 있는 것 같다면 시간 끌지 말고 돌아갈 것. 그분이 매우 기분이 좋지 않으셔. 절대 눈을 마주쳐서는 안 돼.]
시그마:왜. (리모컨 본다. 무슨 리모컨이지?)
리모컨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습니다. 버튼 하나만 달려있는 구조입니다.
베가:(여전히 손목에 있는 팔찌 툭툭 가리킨다.) 끊어줘 봐, 이거.
시그마:(뭔가 되어 있으면 반응 오겠지 싶다. 아무 버튼이나 누르다가 고개 돌린다.) 반란분자 다 됐군.
버튼을 누르면 쿠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잠깐 바닥이 흔들립니다.
투명한 창 너머로 바깥을 보면, 탑이 점점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시야를 마주하면, 그것은 하늘이 아니라... 하늘의 형상을 비추는 딱딱한 천장입니다.
엘리베이터의 표시등이 179에서, 220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베가:아, 씨. (흔들리는 것에 놀라 가만히... 바닥 짚고 있다가 일어선다.) ...뭐야?
시그마:이것 때문인 모양인데. (리모컨 흔들고는, 네게 팔 달라 손짓한다.)
베가:.. (약간 긴장한 채로 네 쪽에 팔 내민다.) 신중하게 해. 어?
시그마:어차피 자르는 건데, 신중할 필요가 있나? 결정했으면 끝난 거지. (날 가까이로 팔찌 대고, 그대로 힘 줘 눌러 끊어 버린다.)
반으로 잘린 팔찌가 바닥에 물을 튀기며 떨어집니다.
이것으로 두 사람 다 플라네타리움에 돌아갈 수 없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베가:.... ... ....조심하라고 했잖아............ (살짝 떨었다가 손목 휙 빼낸다. 팔찌가 채워져 있던 자리를 주물주물 문지른다.)
... ..이게 진짜 끝이냐?..
시그마:아니겠지. 진짜 끝은, (위 가리킨다.) 이게 갈라지고 나서. (베가 손목 잡고 끌어당긴다. 파괴되려는 꼴이 꽤나 즐겁다. 폴라리스의 카드까지 챙기고서, 이번에는 진짜 옥상으로 올라가 본다.)
옥상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면, 가면에 새겨진 문양처럼 붉은 선이 그어진 검은 버튼이 하나 생겨나 있습니다.
(질질...)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는 다시 위로 향합니다.
금이 가서 파편이 떨어지고 있는 가짜 하늘의 구멍 안으로 들어간 엘리베이터 밖으로 마치 빗방울이 유리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엘리베이터 위쪽에서부터 새빨간 물이 타고 들어와 방울방울 내부 바닥에 떨어져 흐르기 시작합니다.
붉은 물은 179층에서 맡았던 쇠 비린내가 납니다.
부드럽게 올라가던 엘리베이터는 어둠 속에서 바람에 흔들리는것처럼 덜컹거리며 올라갑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 새빨간 물이 쇠 냄새를 풍기며 물밀듯 허리까지 차들어 옵니다.
새하얀 조명이 켜져 있고, 물이 가득찬 방에는 제복을 입은 이들의 시신들이 떠다닙니다.
시그마:SAN Roll기준치: | 59/29/11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시체 외에, 방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엘리베이터 입구 맞은편에 새하얀 금속재의 차가운 문이 하나 있을 뿐입니다.
베가:.. (시그마 가면 쓱 가리킨다.) 이제 필요없나?
..나도 벗어야 하나? (제 맨들맨들한 가면 이리저리 만져봄)
시그마:마음대로. (가면 슬쩍 올린다. 이제 여기까지 왔으니 죽든 살든 아무래도 좋다. 눈 깜박이며 문 바라본다.)
문 옆에는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킨 장치와 마찬가지로 카드를 꽂게 되어 있습니다.
저까지 가려면 물을 헤치고 걸어가야 할 듯하군요..
시그마:(올렸다가 내렸는데...... 벗어 줌? 하고 봄)
베가:아, 답답해. (얘가 시그마의 가면을 벗겨봄)
(시원~)
베가:...거짓말 친 건 아니었나 보다? (으쓱이며 장치 가리킨다.) 카드 대봐.
시그마:어떤 거짓말. (물음표 달리지 않은 어조로 질문하며 장치에 카드 댄다.)
문에서 확인음이 들리며, 초록불이 들어옵니다.
문 밖에도 허리까지 오는 녹물이 출렁이고 있고 천장과 벽의 부서진 배수관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곳에도 검은 제복이 둥둥 떠다니고 있지만 제복 안에는 분해된 백골조각이 조금 남아 있을 뿐입니다.
대부분의 창문과 통로는 셔터로 닫혀 있고, 무너져 내린 파편들로 막힌 데다 전기가 통하지 않아 불을 켜는 것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시야가 어둡고 수위가 높아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베가:머리카락 색 흰색이라면서. (가리키다가 문 바깥 본다.) 와우..
시그마:그딴 걸로 거짓말을 왜 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치고는, 손목 잡고서 나아간다.)
베가:... (또 끌려감) 허, 정직한 척 하기는.
시그마: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나온 곳에서 가까운 방향에 간신히 셔터가 찌그러져 사람이 들어갈만한 틈새가 있습니다.
틈새 안쪽을 들여다보면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고, 그곳에는 물이 차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그마:넌 운이 좋군. 눈 뜨고 있는 타인의 맨얼굴을 봤으니. (높낮이 없이 중얼거리고는 허리 숙여 틈새로 몸 욱여넣는다.)
쩍쩍 갈라진 계단을 올라가면 1층과 같이 셔터가 내려져 있고 잔해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지만 복도가 막혀 있진 않습니다.
올라온 계단의 앞에 셔터와 함께 문짝이 날아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있고 복도의 끝에 셔터가 휘어서 드러난 다른 문과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하나 더 있습니다.
베가:..뭐라 중얼거렸냐? (투덜대며 오른다.) 내 얼굴 보고 싶단 말 한 번 만 해주지?
시그마:네 얼굴 알아. 대충은. (배양실 쪽으로 향한다.)
베가:음~.. 다른 사람 취급은 좀 불쾌한데...
셔터 한쪽이 위로 휘어 문이 드러나 있습니다.
문은 고장 났는지 틈으로 손가락을 끼워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열려 있습니다.
문 옆에는 카드를 꽂는 장치가 있지만, 전기가 통하지 않아 소용 없을 듯합니다.
시그마:(틈으로 손가락 넣어 연다.) 눈 뜬 건 본 적 없지만. (고개 옆으로 돌려 너 본다.) 보여 주든가.
시그마:근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힘주어 문을 열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불안하게 열립니다.
베가:태도 한 번 불량하네. 됐어, 뭐. (가면에 손 대고 있다가 휙 벗어버린다.)
어떠냐? (입꼬리 비죽 올렸다.)
시그마:(감상하듯 오래도록 얼굴 마주한다. 그중 가장 긴 시간 시선이 머무른 곳은 눈이다.)
잘 봤어. (네 의기양양한 태도와는 반대로 물 흐르듯 유연히 응대하고는 앞 본다.)
베가:.. (눈매가 슥 가늘어진다.) 어색해 죽겠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거대한 [캐비넷 규모의 기계]가 한 벽면을 채우고 있습니다.
책상 위에는 기계가 있으며 중앙에는 사람이 누울 수 있는 크기의 [캡슐] 6개가 놓여 있습니다.
캐비넷 규모의 기계에서 뻗어 나온 회로가 캡슐들과 [책상의 기계]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시그마:(캐비넷 규모의 기계 본다.) 자랑해 봐. 머리색이 어떻느니, 눈 색이 어떻느니 잘 떠들었잖아.
베가:그러는 너는? 눈 감고 있는 얼굴만 보다가 기분이 새로워? 하하..
벽면을 채우고 있는 기계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내부와 다르게 웅웅거리며 불빛을 깜빡이고 있습니다.
아래에는 붉은 빛을 띄는 버튼에 [비상 전력 작동 중]이라는 글씨가 쓰여있습니다.
안내음이 울리며, 캡슐 안에 무언가 가스가 살포되기 시작합니다.
캡슐은 특수 유리로 된 덮개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안쪽에는 여섯 명의 사람이 배양되고 있습니다.
안에는 푸르스름한 점액질의 배양액이 차있고 눈을 감고 있는 이들이 배양액 안에 잠겨 있습니다.
어떤 가스인지 확인하려면 캡슐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179층에 있던 것과 같이 정육면체 모양의 모니터가 달린 컴퓨터가 낡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컴퓨터의 화면은 꺼져 있지만 본체의 전원은 켜져 있어 깜빡거립니다.
당신은, 모니터 앞에 있는 동그랗고 줄이 달려있는 것이 마우스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것을 건드리면 화면이 활성화 될 것이라는 사실도요.
시그마:(잠시의 간극 후에 마우스를 잡아 움직인다. 화면에 뭐가 떠오르지?)
화면이 켜집니다. 너무 오래된 나머지 화면은 금방이라도 나갈 듯 깜빡거립니다.
우측하단에는 2321-04-06 오전 6시 20분이라는 숫자가 표시되고 있습니다.
시그마:(프로그램 누른다.) ... ...아마, 날짜.
프로그램을 클릭하면 179층의 컴퓨터가 그랬듯 검은 화면에 초록색의 글자가 무수히 나열됩니다.
시그마:아마도. 아까 봤던 영상에 표시된 숫자는 2021이었는데. (계단으로 내려가 수용실로 들어가 본다.)
안쪽은 어두컴컴해서 들어가보기 전까지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들어가기 전, 이 안에서 잔해가 무너지는 소리가 크게 들려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정사각형 형태의 방이 나옵니다.
아래 방향에도 공간이 있었던 것 같지만 문과 함께 무너져 잔해만이 남았습니다.
중앙에도 정육면체 모양의 방이 하나 있습니다. 이 방의 문도 철문입니다.
시그마:(위쪽 벽의 철문을 열어 본다.) 골 때리는군.
방 안에는 앙상한 철골로 만들어진 침대가 빼곡합니다. 한구석에는 작은 냉장고가 있습니다.
공간은 넓지만 침대를 사용했을 사람의 수를 어림잡아보면 겨우 침대에서 보내는 공간이 전부였을 것 같습니다.
지진으로 인해 침대들의 배열은 엉망으로 흐트러져 침대 위를 넘나들어야 합니다.
베가:허, 여기서 뭘 했던 거지? (안으로 좀 더 들어가본다)
시그마:(냉장고 열었다 닫고는, 뒤따라 들어간다.)
냉장고를 열면 안에는 생수병이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시그마:관찰력기준치: | 70/35/14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안으로 들어가면 한 침대 아래의 벽에 균열이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균열 속에 무언가 넣어둔 것 같습니다. 꺼내볼까요?
너 뭐 하는 거야? (싫어서 손 휘적댐;)
싫어서 몸부림치던 베가가 균열에 손을 집어넣고 종잇조각을 꺼냅니다..
베가:(눈썹 좁히고 시그마 얼굴에 팍! 던짐)
시그마:(얼굴에 맞기 전에 잡았나? 민첩 판정 해 보겠음)
시그마:민첩기준치: | 80/40/16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시그마:(냉장고 밀어서 뒤에 있는 것이 뭔지 확인한다.)
확인해보면, 냉장고 뒤쪽에 몸을 웅크려 기어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통로가 있습니다.
베가:... 그 종이에 적혀있었냐? (안을 유심히 본다.)
시그마:(쪽지 베가에게 던져 주고 통로로 들어간다.)
시그마:듣기기준치: | 70/35/14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모독적이고 공포스러운 울음소리가 고막과 뇌를 찢을 듯 머리를 뒤흔듭니다.
소름끼치는 소리의 주인이 문 밖에 다가와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시그마:SAN Roll기준치: | 58/29/11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좁은 구멍 안을 비집고 들어가면, 그 구멍은 다행히도 길지 않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어느 벽의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옵니다.
뒤에는 잔해로 막혀 있고, 앞쪽에는 길게 이어진 복도 끝에....
마침내 어디론가로 나가는.. 탈출구가 있습니다.
탈출구의 문은 유리가 있어 바깥의 노란 햇빛이 은은하게 비쳐 보입니다.
가짜 하늘의 태양이 비추는 햇빛이 아니라, 진짜 햇빛입니다.
무언가가 벽을 부수고 달려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던 그것은 우리가 나왔던 벽 째로 몸을 날립니다.
베가:..미친, 저게 뭐야?! ..시그마! (잡으라는 듯 손 불쑥 내민다.)
시그마:(망설임 없이 손 잡고 앞으로 달음박질하기 시작한다.)
시그마:민첩기준치: | 80/40/16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민첩기준치: | 80/40/16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베가:민첩기준치: | 70/35/14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민첩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우리는 손을 맞잡고, 빠르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뛰어가던 중 날카로운 잔해에 걸려 피부가 찢어집니다.
아파할 틈은 없습니다. 뒤에서 따라오는 추격자가 있잖아요.
시그마:(돌아보지 않는다. 그저, 앞으로만 나아간다.)
쩌적 갈라지는 벽을 몇 번이나 부딪혀 박살낸
어둠에 깃드는 자
는 두 사람을 죽이기 위해 쫓아옵니다.
시그마:민첩기준치: | 80/40/16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베가:민첩기준치: | 70/35/14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rolling 1d100<95
=0 Successes
그것
이 우리에게 닿기 전, 우리는 더 빨리 문으로 도달합니다.
문의 잠금장치는 고장 나 있어 그대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땅울림이 멎고, 우리는 햇살이 내리쬐는 잔디밭으로 뛰어나왔습니다.
오렌지빛과 옅은 하늘색이 어른거리는 아침 해가 잔디밭 언덕너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플라네타리움에서는 맡을 수 없었던 선선한 아침의 향기가 신기합니다.
그 신기한 향에 이끌려서 언덕 위로 발걸음을 옮기면 사진으로 보았던 하늘과 맞닿은 거대한 저수지가 보입니다.
비리고 짭조름하지만 그렇게 나쁜 냄새는 아닙니다.
뒤에서부터 잔해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그제서야 돌아보면..
당신이 나온 건물이 녹아내리듯 허물어지는 지반과 함께 무너져 내립니다.
베가:... 시그마. (멍하니 거대한 풍경을 바라본다. 여전히 상대가 손에 잡혀있는 지 들어 올려 확인한다.) 아니.. ..아, 백선호.
시그마:(폐 가득 들어찬 숨을 내쉬고, 눈 깜박인다. 본 적 없는 세계가 앞에 있고, 손 들어올리는 이가 옆에 있다.) 왜. (잘 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소리 내뱉는다. 발음하는 이름은 꽤 낯설다.) 이민혁.
베가:.... (그 호명에, 긴장이 풀렸는지 손을 놓고 주저앉는다.) 하, 하.. 이게 뭐야. 이게 뭐냐, 백선호야. ....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이야. ... (얼굴이 천천히 일그러지더니 고개를 숙인다. 바닥에 닿는 부드러운 풀과 흙. 제 스스로 자라난 생명체들.) ...우리 말이다. 산 거냐?...
시그마:산 거겠지. (눈으로 처음 목격하는 것들뿐이다. 푸른 하늘, 제멋대로 거친 바람과 살짝 젖어 있는 짠 공기, 온통 파랑으로 덧칠한 듯한 세상. 그리고 아직도 귀 언저리에서 두근대는 심장소리 같은.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한참 그것들을 눈에 담다가, 천천히 걸음 옮긴다.) 플라네타리움보다 낫군.
베가:... ...아래에 전부 두고 왔어. 그 사람들은 다 죽었겠지. 데네브도, 알타이르도. (걸어나가는 이에게 눈을 굴린다. 오직 두 사람만이 볼 수 있게 된 이 세상이 나쁘지 않았다. 자기 혐오가 치밀어 오르면서도 너무나 기뻤다. 목구멍이 멘다.) ...백선호. 혼자 가냐? (가만 앉아서 네게 다시 손을 뻗었다. 뒤돌아 잡아줄 때까지 움직이지 않겠다는 듯.) ...일으켜 줘.
시그마:회복이 빠르군. 벌써 아래에 있던 사람들 생각까지 하고. (죄책감이 들 만큼의 실감이 나지도 않았으므로 머릿속은 비어 있는 채다. 정을 주지 않았기에 이후로도 별다른 미안함은 느끼지 못할지 모른다. 지금은 단순한 해방감만이 바람과 함께 전신을 후려쳤다. 가볍게 한숨 내쉬고, 고집 부리는 연장자에게로 다가선다.) 손이 많이 가. (버리고 갈까 하다가, 오랜만에 기분이 나쁘지 않아 팔 잡아 일으킨다.) 이런 상태로 어떻게 감찰관 생활을 했지? 적성은 식인 쥐에게 줬군.
베가:.. (피식 입꼬리 올린다.) 내가 뛰어나서 그런 걸 어떡하라고? 너야말로 안 어울렸어. 반골 주제에. (일어나서 허리를 쭉 폈다. 탁 트이고 경이로운 장면을 눈에 전부 담았다. 곧 버겁고 시려서 눈꺼풀을 감는다.) 시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거 되게 막막하네. ...그래도 시스템이 잔소리는 안 하겠지. 하하, 좋다 이거야. ... (눈을 뜨고, 기꺼이 손 잡아준 너를 본다.) 당장은 저 커다란 저수지에 가보고 싶은데. 너도 그렇지?
시그마:(무심한 눈초리로 너를 바라보았다가, 네 손 이끈다. 얼마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당장은 죽을 일 없으니 다행이지. 어차피 아래 있었다 해도 얼마 안 가 사라질 목숨이었다.) 떽떽대는 목소리 없으니 편하군. (시스템 이야기다. 옆에 새로이 떽떽대는 게 생겨 뭐가 다르나 싶기는 했으나, 우선 다른 것을 확인부터 해야 했다.) 가 보지.
우리는 모르는 세상. 이제 앞으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그 좁은 세계에서 벗어났기에 남들보다 더 광활한 세상을 탐하며 앞으로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크툴루 신화 +2. 신화서와 주문은 별개로 계산합니다.
:*두 사람이 빠져나오자 펼쳐진 것은 넓은 바다 한가운데에 놓인 외딴 섬이었습니다.
*섬을 탈출할 배는 있는지,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수호자와 플레이어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300년뒤에는 섬에 마을이 생겼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